한 후배단원과 같은 건물에 홈스테이하는 데 그 가족과 우리가족은 친척이다. 연휴를 맞이해서 각 할머니 할아버지까지 모두 모시고 가까운 빠소초아라는 국립공원에 놀러가기로 했다. 사람이 많아 짐칸에 매트리스깔고 담요 덮어 이동을 했다고 한다. 우리나라 같으면 어림도 없는 데... 루미나위 주위의 친척시골농장에 아주 작은 시골집인데 아주 고전적인 유럽풍이다. 너무 이쁘고 신기해서 황홀 할 뿐이다. 도착해서 작은 거실에 빼곡히 모여 우리 주인인 마르셀로, 아들 크리스티앙이 멋진 기타로 남미풍 노래를 연주하며 부르는 데 어느 유명한 연주... 저리가라다. 감동에 멋진 하모니까지.... 15살인 크리스티앙이 변성기 목소리로 절묘하게 부른다. '부라보~'하며 몇곡 듣다가 늦은 밤 자러가는 데 저 계단위로 다락방에 올..
홈스테이집은 한 가정에 한명씩 배치되었다. 내가 뽑은 집은 중산층으로 여주인인 마르셀라는 나랑 동갑인데, 남편과 애들이 세 명있다. 동갑이라고 엄청 반가워했다. 홈스테이집 거실에서 바라본 시내... 언덕배기에 있어서 걸어서 집에 가는 데 힘들어 꼭 산등반하는 기분이었고 힘들었다. 평소는 날씨가 좋지만 구름끼고 비도 매일 온다. 여기는 여름이지만 씨에라는 상관없고, 우기라 매일 비오고 춥다고 한다. 하루에 겨울과 여름이 다 있으니... 첫날은 추워서 제대로 잠을 못잤다. 습기차고 곰팡이 냄새나고, 감기, 고산증, 시차 누워 잠을 이루지만 암울했던 생각이 든다. 이런곳에서 2년을 어떻게 사나... 그러다가 정말 차츰차츰 적응해가서 5일만에 완전 적응했지만 평소엔 잠시 오르락내리락하면 숨이 차고 평소 답답함을..
그동안 바빠서 스페인어공부도 못하고, 짐도 더 슬기롭게 못싸지 않았나... 아쉬운것도 많지만 어쨌든 내가 들지도 못하는 짐을 엑스트라백까지해서 4개를 들고 공항도착. 나도 가족들이 안 나왔으면 서운할뻔했다. 모두 가족들과 함께 나와서 환송해준다. 외할머니도 오빠네간다고 같이 오셔서 잠시 참석... 사촌언니도 나와주셨다.^^ 5시부터 e티켓으로 보딩하고 짐도 무사히 부치고, 마지막 인사하고 출국심사끝나고, 한숨돌리니 바로 비행기 탄단다. 29시간 걸려 가는 비행기에서 편하기 위해 모두 간편복장 갈아입고, 여행가는 기분으로 들떠있다. 모두 실감이 안 나는 거다. 한국에서 저녁 7시 30분, 대한항공으로 타고 기내식먹고, 그동안 피로했던 몸과 감기와 몸살이 같이 오르지만 진통제만 얻어 먹고 그냥 잠만 잔다. ..
그동안 훈련소나와서 15일은 바쁜나날이었다. 일주일동안은 집을 빼느라 매일 짐을 어떻게 정리해야하나 고민하면서 이사하느라 바빴고, 또 못 뵌 분들... 만나느라 정신없다. 이렇게 떠나는 건 처음이라 바보같이 열심히 사람들만나서 꼭 안돌아올 것처럼 인사하고 다녔다. 2년은 정말 금방인데...ㅎㅎㅎ 어제부터 정말 가는 구나... 실감난다. 막연하게 두려움이 커진다. 이제서야 '내가 미쳤구나,,, 어떻게 거기 갈 생각을 했을까?' 짐을 마지막 점검하며 무게를 맞추느라 몇번을 추려내고 낑낑대며 들고 무게쟀더니 몸은 힘들어 또 한 잠 자고,,, 이틀동안 이렇게 짐싸는 게 일이다. 핸드폰도 내일 죽이고 환전하면 모든 준비는 끝난다. 열심히 살아내자. 하면 되겠지...
훈련소 퇴소하는 그날, 사회에 적응하면서 바로 느낀 점이다. 훈련소에서 제3국에 대해 열악한 나라정세, 치안, 질병,,, 그저 조심, 건강최고를 외치며 교육받다가 퇴소해서 서울에 길을 걸어보니 사람들 얼굴에 표정이 없다. 뭔가 지친표정과 무표정... 나도 그랬던 표정이지만 너무 안스럽다. 그리고 새삼 서울시내한복판에서 MP3를 들으며 유유자적 걷는 기분이 한국이 참 살기좋은 나라구나... 라고 느꼈다. 그리고 그 이후 보이는 상황, 만나는 사람, 보는 티비... 그냥 소중하게 느끼고 더 열심히 본다. 아직 출국할 거라는 거,,, 와닿지 않지만 어떤 느낌일까,,, 촌스럽게 다 느끼고 다 적고싶다. 주변정리가 아니라 돌아와 나를 응원해준 분들에게 보답을 위한 만남... 아쉬운 정리가 시작된다. 내 짐도 이사..
벌써 훈련소 생활 4주가 지나면서 퇴소날이 다가온다. 3주 접어들면서 지치고 지겹기도 하지만 날짜는 금방지나며 벌써 퇴소가 다가오니 이제 겁나기 시작한다. 퇴소하면 얼마 안가서 출국해야한다. 그 날짜도 퇴소전에 알려준다고 한다. 퇴소하면 집정리, 짐정리, 사람정리 등등,,, 더 일이 많고 복잡해서 이젠 새벽에 잠이 안 올 정도다. 훈련소생활을 정리해보면 아쉬운 점도 많다. 젊은 애들은 온갖 이벤트, 폭넓은 만남으로 정말 부러울 정도로 재미있고 좋은 추억들을 남긴다. 역시 피끓는 젊음이 좋아보이기 시작(?)한다.... 그런 반면에 역시 나이드신 분들은 젊잖고 차분하고 혼자 알아서 잘 하신다. 젊은이들이 정하고 펼쳐놓으면 숟가락 하나 더 얹어 따라가준다. 시간이 지나다보니 훈련소생활이 파견2년생활의 연습이 ..
여기 훈련소에서 에콰도르팀만 모여 국별연구시간이 있다. 훈련소에서 귀국, 현지연수 3개월까지, 그리고 각자 해당도시로 흩어지지만 같은 지역에서 2년있는 사람까지 생사고락을 같이 해야하니 친하게 지내야한다. 에콰도르 20명.... 거의 20대 : 30대 가 3:2 정도 비율이고 억울하게도 내가 제일 나이가 많다. 20명중 남자 3명, 그외 여자... 여자들이 당연히 시끄럽다. 특히 우리 팀은 더 그런것같은데... 여자애들이 터프하고 더 활발하고 한마디로 물건들만 모였다. 거기 비해 남자들은 나름 튀지만 내내 여자한테 먹히기만 한다. 각 나라마다 현지어공부를 해보면 여자들이 극성스럽고 어학실력이 남자들에 비해 뛰어나다. 남자들은 현지어 자체만으로 스트레스 받는 게 아니라 같이 공부하는 여자들을 따라갈수가 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