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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이 어떻게 지났는 지...
매일 이별만남을 하느라 정신없고, 빨래하고 깨끗히 씻고, 짐싸고, 우체국에 짐부치고....
감기는 낫지 않은 체, 잠도 잘 못자고, 먹지도 못하고...
나도 이렇게 이 사람들과 이별의 날이 오는 구나...
제대로 실감이 안난다.

에울랄리아가 휴가중이라 아침에 전화왔다.
정오 쯤 집 주위로 오겠다고...
그러라하고 천천히 아침에 정리하고 하는 데 갑자기 에울랄리아가 집앞에 왔다고 한다.
나가서 인사하면 끝낼 줄 알았는 데 집까지 들어왔다.
갑자기 당황하고, 먹거리 내고, 세수도 안했고, 집도 폭탄맞았는 데...
딸내미가 만든 악세서리를 골라 선물주고, 조카들도 주라고 챙겨준다.
그래서 세수 안한 얼굴에 준 귀걸이를 해보고 있다.
그리고 내 화분들, 이런 저런 물건들을 나눠 주었다.
고맙게도 못보고 갈까봐 일부러 찾아주었고, 이메일을 주고 편지하자고 했다.

직원들이 돈모아서 내 환송파티를 해준단다.
여긴 이상하게 회식이란 문화가 없다.
물론 돈없어서 그렇겠지... 일년에 한번이라도 직원들끼리 모이는 것을 못봤다.
그런데 오늘 비싼 꾸이집에 모인단다.
돈은 갹출한다는 데 엄청 부담된다.
2년 지나도 아직 현지인들끼리 말은 반밖에 모르겠고, 띄엄띄엄 아는 단어로 추측한다.
그나마 많아진 나의 얘기...

앙헬... 이 분과는 별 알은 적도 없다.
항상 인사할때 악수하느라 내 손을 잡으면 찬 나의 손을 기억하겠지?

직원들이 나눠져있어 점심엔 호르헤(JORGE)를 만났다.
호르헤는 3층 전산담당 직원인데 남자이고 솔로라 자주 이야기를 못나눴다.
둘이 이런 저런 농담하며 안녕을 고했다.
도서관에서 베란다로 처음 나가서 사진찍는 포인트가 좋아 찍어본다.
갖고 있던 초콜릿을 조용히 주고, 음악 씨디를 구워준다.
남자후임 필요없어, 네가 계속 있어...

알렉한드로와 딸...
은근 알렉한드로는 얄밉다.
그동안 파악한 건데, 빵 한번 사는 법이 없고, 욕심만 가득하다.
내가 나머지 기간동안 다리미가 필요할 것 같아서 얘기를 꺼냈더니
집에 3개나 있다고 하나 빌려주겠단다.
내가 3개월후에 꼭 돌려주겠다고 하고, 고마워서 내가 쓰던 전기난로를 줬다.
난 낑낑대고 전기난로 가져가니, 가져온 다리미가 아마 1900년대에 독일산으로
골동품시장으로 가져가도 되는 것을 가져왔다.
내가 황당해하자 모두 재미있다고 웃고 난리다.
'골동품 시장에 팔면 돈되겠다.. 팔아도 되?' 하며 만져보았더니,
세상에... 무게가 무슨 고철덩어리다. 캬캬캬...
딴 거 없어? 너무 무거워...
레스토랑와서 위의 사진보면 골동품 다리미들 걸어놨는 데
저것 중에 하나 줬다며 또 깔깔대며 웃었다.
그리고는 집에 짐들이 엉망이라 찾아야한다며 이틀을 미루고
집에 들러서라도 주겠다더니 갈때까지 연락없다.
하여튼 참 눈치없고 우둔한 할아버지다. ㅎㅎㅎ

고등학생들이 지금 도서관에서 일을 도와주고 있다.
만난지 며칠 안되고 친하지 않아도 얼마나 살가운지...
역시 남자와 여자는 천성적인 성격도 다르다.
나에게 선물까지 줘서 너무 미안해서 다음날 내 부츠와 옷가지 등 줬다.
참 예쁜 애들이다.

디렉토르이자 유명한 소설가...
그래서 같이 얘기하면 참 재미난 사람 같아보이는 데 기회가 별로 없었다.
꾸이를 나눠주고 있다.
이 날은 꾸이를 두번째 먹는 날... 별로 먹을 고기가 없다.
마지막으로 내가 '인생에 있어서 꾸엔까와 동료들을 잊지 못할 것이다.
꾸엔까, 꾸이, 여러 등등...'
그러니 도서관장이 '뿔가도?' 하하하
동료들이 내가 전에 뿔가 물려 얼굴에 커다란 땜빵난 것을 제일 기억잘한다.

다음날, 기관에서 마지막날...
기관 사람들과도 마지막 인사하고, 각자 작은 선물이라도 쥐어준다.
또 한인분 만나 여러 꾸엔까안내도 해드리고,
학원선생과 마지막 수업하고,
노에미가 저녁에 집초대를 한다.
가족들이 모두 보고싶어 한다고....
그러고보니 내일이 밀톤 생일인데 같이 한다고 한다.
어제 마지막으로 내가 만들어준 크로켓으로 장식하니 애들이 달려든다.
아주 맛깔난 저녁을 만들어주었다.
정말 맛나게 맛있게 먹었다.
여러 얘기하며 마지막 정을 나눈다.

후식으로 밀톤의 생일케잌을 켠다.
선물을 준비 못했네...
믿기지 않은 체 모든 것을 정리하고, 사람들과 이별하고...
이젠 꾸엔까와도 마지막이다.
감기가 낫지않아 몸도 힘든 체 어쨌든 치뤄냈다.
나는 선물사서 덤성덤성 주기만 했지, 여기 모두는 하나 하나 내가 했던 말을 기억하며
잊지않고 선물들을 해줬다.  정성이 가득한...
씨디에 내 사진과 동영상도 며칠을 만들어 줬는 데 아직 보질 못했다.

마지막 날은 인터넷정리하고 잠시 일보러 돌아다니다가,
집 청소 깨끗히 해놓고 3시 비행기타고 끼토간다.
엉망이 되어버린 내 얼굴...
뻗기 일보직전이다.  짐을 낑낑대고 갖고 유숙소와서 대충 정리하고
뻗어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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