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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콰도르 일상

2010년 4월

heidi01 2023. 12. 2. 05:47

2010년 4월은 조용하다.
이젠 조용한 게 좋다.  여기서 산 지 2년이 지나고, 본격적인 연장활동에 들어가면서
그냥 혼자있고 싶어졌다. 
주위 한국사람이나 단원들 신경 안쓰니 편하긴 하다.
그냥 도서관 다니며 도서관 사람들과 알콩달콩 지내는 재미로 산다.

또 뭘 하느라 피곤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끼토도 한번 갔다왔고... 밤차타고 도착해서 일보고, 또 바로 밤차타고 내려왔더니
후유증이 일주일간다.  하루 자고 거뜬한 줄 알았더니 컨디션이 돌아오질 않았다.

꾸엔까 설립기념날(Fundacion de Cuenca) 마라톤대회를 개최했다.
전국적인 행사라 집앞 운동장은 떠들썩하다.
처음보는 열기구, 헬리콥터까지 뜨고,,,
2,400m에서 뛸 수 있는 사람들이 대단하다.
난 아직 절대 못뛴다.


집앞 공터에 집을 짓고 있다.
공정을 보고 있자니, 그냥 간단하다.
벽돌로 올리고 있다.  우리나라처럼 섬세하지도 않다.
그래서 방음, 방풍이 엉망이다.
쓰다보니 왜 이렇게 불만뿐일까?
이제는 말할 수 있다일까? 하여튼...

도서관에 올해 물품지원으로 뭘할까하다가 책을 해주기로 했다.
꾸엔까 시청도서관엔 아직 도서구입비를 책정해 본 적이 없다.
기증이나 출판사에서 주는 책 밖에 없어, 가지고 있지 못한 주제들이 많다.
거의 없다는 것이 맞을 것이다.
그래서 500달러어치 책을 사자니 책이 비싸서 21권밖에 못 산다.
서적상도 없고, 어떤 서점에서 좀 싸게 준다는 게 모두 다다.
이 서점에선 대학도서관으로도 납품하고 있다는 실정...
그런데 승인나서 책을 가져오면 돈준다고 해도
5일째 감감 무소식이다.
사실 바쁜 일은 아니지만, 현지인들처럼 그냥 기다리고 있고,
기다리다보니 은근 화가 난다. 장사를 하겠다는 건지...
화나는 건 나 밖에 없고,,,
그래서 그냥 기다리기만 한다. 성질같아선 그 서점가서 뽑아오고 싶지만,
배달을 기다리고 있다.

처음으로 매일 차를 마시는 작은 코너를 찍었다.
서고실이 지하이고, 이렇게 습해서 곰팡이도 많고 다 허물어지고,
바로 옆의 책엔 먼지가 가득하고... 어디다 손을 디딜 곳이 없다.
위층 지저분한 화장실의 수도에서 물을 받아와서
커피머신은 그냥 따뜻한 물을 만드는 기능...
처음 여기 왔을땐 한 귀퉁이에 보이는 커피포트...
저기 물을 끓여 인스턴트커피를 타먹는 다.
처음엔 그래도 마셨다.  어느날 내가 커피포트 물을 붇고 다시 채우느라
세면대가서 씻는 데, 안에서 검은 프라스틱 찌꺼기가 나오고,
때가 시커멓게 묻어나오는 이후로 도서관커피 안마신다.

인스턴트커피를 타 마시는 데, 저 컵은 절대 씻는 법이 없다.
오늘 이사람 저사람 마시고, 앞의 냄비의 새 물로 행궈서 엎어놓고
다음날 또 저 컵으로 이사람 저사람 마신다. 내 컵이라고 찜하는 적도 없다.
여러 드나드는 손님들도 있지만 그냥 고맙다고 마신다. 
아래 노란통이 쓰레기물통이다.
바로 아래두고 커피맛이 나는 건지...
내가 처음 왔을 땐 더 지저분했지만 그 나마 정리된 모습...
앞의 빨간 걸레가 걸레이자 행주이다.
여긴 저 천으로 주로 모든 용도로 다 쓴다.
면도 아니고 융종류라고 할까...

처음엔 나도 간혹 마시고, 지저분한 것 알고 일부러 안마시고 하다가
요즘은 보온병에 내가 커피타서 매일 갖고 다니며 마시고 있다.
처음엔 미안해서 못했지만, 하루이틀도 아니고, 커피는 마시고 싶고,
매일 1달러씩 내고 사먹자니 상황도 우습고, 돈도 아깝고...
할수없이 이 부분에선 앞면깔고 내가 타온 커피 마신다.
내린 커피 좋아한다고 하며...
그래서 보온병이 실하지 못해 바꾼 것이 지금 세개 째다. ㅜ.ㅜ

어느날 커피를 내렸다며 먹어보라고 한다.
그래서 난 종이필터를 구해서 내렸나하고 살펴보고 물었다.
우리나라는 커피가 비싸고 귀해서 그런지 몰라도
커피향과 맛을 잘 내기 위해서는 여러부분에서 거의 전문가 수준일 것이다.
물온도, 필터사용, 여러 머신.. 그래서 향과 맛을 찾아내는 데 정성을 쏟는다.
그러나 에콰도르는 커피생산국이고 예전부터 물처럼 마시는 음료수여서
예전 전통방식이 있다.  커피의 장점을 전혀 살리질 못한다.
조리처럼 필터모양으로 삼각형 천에 철사로 윗부분을 고정시켜주어서 
그냥 커피부어서 따뜻한 물로 내리거나 물에 담궈 끊여낸다. 
그리고 씻어두거나 그냥 뒀다가 헹궈서 또 커피 내린다.
처음 이렇게 사용하는 것을 보고 놀라긴 했다. 
저 아까운 커피를 맛없게 만드는 것을 보고...

도서관 저 탁자에 시커멓게 드러내 놓은 필터천이 뒹굴고 있었다.
제대로 씻어놓기가 했을까..
그것을 머신안에 넣고 커피를 내린 것이다.
아... 이건 커피가 아니라 곰팡이, 먼지차이다. 
처음에 거절할 수 없어서 한잔 먹었다. 
귀한 커피.. 소중한 줄 알아야한다. 
 
그리고 마의 화장실...
청소하는 아저씨가 있는 데 절대 화장실은 청소하는 법이 없다.
직원용으로 좌변기와 세면대가 하나씩만 있는 작은 방인데
환기통도 없다.  청소는 안하고 죽어라고 약품만 뿌려댄다.
초반엔 화장실도 안갈려고 참고 살았다.
그러나 요즘 도서관에 하루종일 있어 안갈수도 없고...
벽엔 지금 곰팡이 까맣게 피고 있고, 좌변기엔 지린때가 덕지덕지...
근데 여기 사람들은 아무말 안하고 사용한다.
확 돌아버리겠다.
물을 뿌려 청소 확 해주면 좋겠는 데, 물빠지는 구멍도 없다...
그래서 작정하고 오늘 내가 들어가 비닐봉지 손에 끼고,
씻어쓰는 일회용행주를 가지고 가서 닦아댔다.
벽, 좌변기, 세면대... 일단 대충...
행주 빨아가며 딱아내는 흉내만 낸다.

좌식생활, 신발신고 사는 문화라 집안엔 먼지가득해서
우리나라 사람 같으면 기겁을 할 일인데
여긴 운동화신고 침대 구르고.. 그래서 옷엔 먼지, 머리카락 등등 다 묻히고 다닌다.
너무 안타까울 뿐이고, 우리나라의 신발벗는 문화가 얼마나 깨끗한 건지...
정말 최고다.
아직 부유하게 살지 않아서 그런가?
장식문화가 발달해 집안 곳곳 장식은 많이 하고 널부러져 놓아도
도통 부엌 정리나 청결함은 너무 없다.
싱크대 찬장개념이 없어서 그냥 보이게 널어놓고 사용한다.
한두집을 보고 이러는 게 아니다.
좀 먹고 살만하면 부엌도 개선되겠지?

호텔 레스토랑에 초대받아 스테이크(10달러) 먹다가 샐러드를 시식해보라고 주는 데
샐러드속에 이렇게 생긴 것을 썰어서 같이 준다.
맛은 죽순 비슷한 재질이지만 부드럽고 연하다.
이게 뭐냐고 물어봤지만 엉뚱한 대답...
이것 찾아 시장가니 안보인다.  그럼 큰 슈퍼마켓에 있겠다싶어 가서 겨우 찾았다.

Palmito...
찾아보니 야자줄기속 심이라는 데, 은근 맛나고 담백하다.
브라질에서 많이 난다고 되어있지만 남미에 많은 가 보다.
샐러드에 섞어 먹으면 된다. 오호...
그러나 가격이 좀 비싸다.  저 한봉지에 2달러 50센트...
기회되면 꼭 먹어보시라.. 반할 것이다.

5월까지는 바빠서 나를 묶어둘 예정이다.
답답하면 한번 까하스국립공원 산책하고 오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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