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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동안 나의 유일한 취미가 되어버린 건 요리와 먹기다.
세시삼끼를 집에서 해먹고 다니다보니
여기 있는 재료로 어떻게 맛나게 해먹어볼까,, 하며 찾아보다가
이것 저것 다 해보게 된다.
만두, 갈비탕, 간장새우 등은 일반적이고, 여기서 김치도 처음해봐서 잘해먹고,
쌀국수, 파타이국수, 짬뽕은 거의 수준급이다.
짬뽕은 제일 쉬운 음식중에 하나더라. 그외 일품요리는 거의 시도해보고있다.
환상적인 가격의 음식 식재료들, 특히 먹기 좋아해서 내가 해놓고는 내가 맛있어 마구 먹어댄다.
동기들도 놀러오면 한국음식에 고파있어
한국음식 비스무리하기만 해도 환장하고 먹어대서 난 그저 흐뭇하고 재미날 뿐이다.
나도 물론 어딜가도 한국음식 비스무리하면 정말 환장하며 먹는다.
동기들이 귀국한다고 유숙소에 모여있을 때
해줄건 없어서 김치 좀 해서 보냈더니 맛있다고 고마워해줘서 나 또한 행복했다.

그리고 하나씩 조심스럽게 준비해서 도서관 직원들에게 선보였다.
처음엔 낯설어하고 조심스럽게 입에 대 보고는 맛있다며 고마워한다.
그러다 이젠 내가 준비해왔다고하면 기대에 찬 눈빛이고 계속 만족스러워해준다.
가벼운 간식 외엔 한국음식을 고집한다.
그리고 한국음식 중에서도 선별을 해야한다.
외국인들이 좋아할 맛은 무엇일까? 어떤 것을 좋아할까?
물론 주위의 한국사람 충고도 참조한다.

엄마가 음식솜씨가 좋으시다.
난 어릴때부터 아버지는 항상 뭐해먹자며 식재료 사와서 엄마에게 맡기셨다.
외식은 거의 안한다.  엄마는 투덜거리시며 하시면 아버지는 항상 맛있다고 하시며 냄비를 싹 비우신다.
그러면 엄마도 은근 좋으신가보다.  남편과 애들이 경쟁하듯이 퍼먹어대고 싹 비워주니
지금 생각하면 음식하는 사람의 최고의 행복이 아닐까한다.
'논에 물들어가는 것과 자식입에 음식들어가는 게 제일 행복하다'고 항상 얘기하시며...
엄마는 내내 힘들다하시면서도 부지런히 준비를 하셨다.
이젠 항상 잔치집에 초대되어 음식하러 가시기도 한다.
난 어릴때부터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엄마는 모두 음식 잘하고 열심히 만드는 게
엄마의 임무라고 생각했다.
나도 그것을 보고 자라서 음식을 식구들을 위해서 하고 싶고,
언젠가는 열심히 손맛을 부리며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해주는 게 꿈이기도 했다.
그러나 의외로 요리하는 재미에 별로 복이 없었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준비했지만 별로 맛없어했고, 음식하는 것이 좀 두렵기도 했고,
또 음식할 기회가 없었다.
그리고 혼자있으면서, 한국에 있으면서 음식하는 것을 거의 포기했다.
식재료가격이 너무 비싸 능력이 못되고, 혼자먹자고 그러기도 그렇고...
기껏 한다면 산행이나 야영갈때 잠시 음식연구...
야영할때 먹기 좋고, 싸가기 좋고, 간편한 음식이 뭘까...
ㅋㅋ 나중엔 농담으로 산행용 음식에 대한 책도 내자고 했다.
나중에 꿈이 있다면 엄마한테 배워서 손수 된장, 고추장 담아가며
시골이나 산에서 푸성귀 키우며 맛깔나게 해먹고 사는 게 꿈이다. 
물론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꿈을 이제 감히 말하고 표현하기로 했다.  간혹 말버릇대로 하면 이루어지기도 하니까..

그리고 요즘 엄마들, 딸이 아까워 부엌가까이 안들이는 데 이건 아니라고 본다.
그 시간에 공부하고 사먹어라...
요즘같이 믿을 수 없는 음식들과 막 만드는 음식을 시간이 없어서라며 
막 사먹이는 건 가족을 생각하는 거 아니라고 생각한다.
남자나 여자 상관없이 혼자 잘 살수있는 법을 가르치는 방법중에 하나라고 생각한다.
동기들중에 남자들은 정말 해먹을 줄 몰라, 거의 계란만으로 떼우는 경우도 있다.
고추장, 된장있어도 할 줄 몰라 굶는 것을 보면 안타깝다.
여자들도 마찬가지다.  의외로 몰라서 못하는 경우가 많다.
나 같으면 찾아서, 어떻게든 해볼려고 할 텐데... 성향차이겠지.한다.
그리고 요즘 식재료들이 좋아 무슨 음식이든지 집에서 잘 할 수 있어서
요리은 예전처럼 고생거리가 아니라 잘먹고 잘사는 법이고 하나의 사랑을 배우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여기 사람들의 음식문화가 아주 간단하고, 튀기고, 단순해서 한국음식을 소개시켜줄려고 노력했다.
몇가지 시범보이고 반응들이다.

김밥, 스시...
방송에서나 책에서 봤는 지 맛좋고 건강에 좋은 음식이란 건 알지만
도통 먹을 기회가 없다.  처음엔 캘리포니아롤식으로 해줬지만 이젠 그냥 김밥을 말아서 선보인다.
가끔 말아서 가져가면 그저 좋아한다.
아까워서 몇 톨 집에 가져가서 가족들과 먹겠다는 데 더 못해줘서 안타깝다.
그만틈 만든지 오래되면 맛이 없는 데...

김치전...
양배추로 김치를 만들면 오래되어도 아삭한 맛은 있다.
현지인들이 매운건 별로 안좋아해서 양배추김치를 씻어서 밀가루와 전분을 섞어
붙여줬다.  특이한 맛에 모두 매료되었다.
그런데 이건 가르쳐주기가 힘들다.  잘 안해먹을 것도 뻔하고...

김치...
김치는 매워서 안 좋아할 것을 알고 어느날 살짝 맛을 보여줬다.
일단 맵다고 몸서리친다.  더 이상 맛보이고 싶지 않다.
어떤 고등학생은 후추만 좀 들어도 매워서 별로 안좋아한단다.
그러는 애한테 한국사람들은 고추를 고추장에 찍어 먹는다고 우스개소리 한마디했다.

고구마튀김...
현지인들이 튀기는 거 좋아하니까 튀김은 무조건 좋아한다.
고구마가 흔하지만 그냥 케잌같은 것에 섞어 먹을 뿐이다.
이 나라의 식재료는 무궁무진하다. 그런데 해먹을 수 있는 한계가 너무 적으니..
그래서 고구마튀김을 해가서 뜨끈할 때 먹였더니 좋아죽는다.
쉽다고 가르쳐주고, 집에 가서 데펴먹으라고, 데펴먹는 방법까지 가르쳐주면
며칠 뒤, 식구들이 너무 맛있었다고 난리다.

계란감자샌드위치...
정말 흔한 게 감자인데 감자도 튀겨먹기만 한다.
그래서 양파, 계란삶은 것, 옥수수등 감자으깨어 섞어서 감자으깬 샌드위치를 맛보였다.
이렇게 먹는 방법도 처음이라고 한다.
그러면서 맛나다며 신기해한다.
빵의 나라, 샌드위치가 흔하지만 이런 방법은 모른다.

탕수육...
오늘 아침에 후딱 만들어 식기전에 배달하느라 뛰었더니 정말 몸살나버렸다.
고기가 좀 짰지만 바삭바삭 잘 튀겨진 것 같고, 탕수육소스는 달고 새콤하니까
새로운 음식에 난리났다.

그리고 잡채도 좋아한다고 한다. 여기선 당면을 구할 수 없어 그동안 선을 못보였다.
당면있어서 잡채만들면 내가 먹기도 바쁘니까...
한번 해 봐서 선보일 예정이다.

그 외 라면, 김, 고르케, 주먹밥, 카레 등등을 해가서 잘 맛보였다.
도서관에 지나가다 들른 사람들, 기존 직원들 다 챙기느라 많이 해가지만
조금씩만 맛 볼 뿐이다.
어떤때는 한국식으로 푸짐하게 준비해가면 그냥 퍼 먹으면 좋을 텐데, 
접시에 조금씩 담아먹는 문화라 조금 떠서, 김밥같은 것은 쪼개 먹으며 깨작대고 있다.

학원에서도 얘기하다보면 음식에 관한 주제가 많이 나온다.
어떤 때는 정말 얘기하기가 힘든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의 많은 종류의 식당과 그 많은 종류의 음식을 어떻게 얘기를 하나..
얘기해도 이해나 할까?

남은 기간동안 음식을 열심히 선보이는 것도 나의 하나의 임무다.
내가 할 수 있는 능력이고 또한 만족스럽다.
우리집에 음식차려놓고 현지인 초대는 사실 힘들다.
그만큼 신경쓰기도 힘들고, 집이 좁아 그럴 상황도 아니고...
그래서 나를 수 있는 음식은 무엇이든 해서 해갈려고 노력한다.
하도 한국음식 가르쳐달라고 해서 지인들만 모아놓고
강의를 한번 할려고 한다고, 집이 좁아서 걱정이라 하니
노에미가 자기 집에서 하자고 한다.
그래서 무리되더라도 5월쯤에 한번 해볼까 한다.

가르치는 것은 김밥과 탕수육, 선보이는 건 갈비찜으로 해볼까한다.
그것을 스페인어로 레시피 준비하고 음식재료도 거의 내가 준비해야 마음 편할 것 같다.
그래서 요즘도 항상 연구중이고 해보고 먹어보느라 나만 살 찌고 있을 뿐이다.
일주일에 한번꼴로 간단한 거라도 요즘 선보이고 있다.
그러면 일부러 그러는 지 몰라도, 맛있다 그러고 행복해하고,
그 날은 분위기 업되어 모두 행복해하고 있는 모습보면 나도 절로 행복하다.
나도 어쩔 수 없는 모성본능의 여자인가보다.
음식을 준비해서 맛나게 먹어주고, 맛있다그러면 나는 안먹어도 배부르고 행복하다.
그러나 한국돌아가면 예전처럼 음식 안해먹을 것 같다.
아니면 바뀔려나?  해먹던 버릇이 있어서 조카들한테 가서 열심히 해서 해먹일려나?
그나저나 엄마한테 음식비법을 전수받기도 바쁘다.
그래서 나중에 시골가서 된장, 고추장만들고 시래기 말리며 살아야지...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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