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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 며칠동안 같이 지내던 동기들도 다 가고,
오랜만에 혼자서 허전한 마음이다.
이제 동기들도 다 가고나면 신경쓸 것도 없고, 혼자서만 잘 살면 된다지만
왠지 허전한 마음을 달랠 수가 없고, 지금은 한국생각도 많이 난다.
잘려고 밤 12시에 누우니 갑자기 음악소리가 났다.
무슨 난리람?
창문밖을 보니 말 그대로 '세레나데'를 하고 있다.
예전 현지인한테 들은 적이 있다.
스페인문화에서 따 왔겠지만, 사랑하는 여인에게 기타치며 노래를 부르며 사랑을 고백하는
세레나데 문화가 있는 데,
요즘은 차 몰고와서 차스피커로 음악을 크게 틀어댄다고 한다.
여인이 창문을 통해 나와서 듣거나 얼굴내밀면 사랑을 받아주는 것이고,
맘에 안들면 얼굴 안 내밀고, 혹 아버지가 나와서 버럭 소리지르거나, 실제 오줌을 싸갈긴다고 한다.
그러다가 오늘 대단한 이벤트를 보게 되었는 데,
이 집 찾아온 남자는 돈을 엄청 쓰는 이벤트를 한다.
전문 뮤지션들을 불러서 바이올린, 트럼펫 등 너무 아름다운 노래와 연주를 한다.
이게 볼거리다. 4-5곡을 부르고 돌아가는 데
음악이 너무 감미로워 내가 얼굴 내밀어도 봐주지 않는다.
길엔 하트표시와 Te amo (당신을 사랑해)를 적어서 불을 밝힌다.
그런데 나도 계속 지켜봤지만 여자얼굴은 보여주지도 않고,
집의 불도 안밝히고, 집안의 작은 전등만 켠 상태다.
뮤지션들은 4-5곡 부르고 조용히 퇴장한다.
구경나온 사람도 없다. 모두 자는 시간이니까..
그리고 좀 시끄러울 만한데 아무도 뭐라 하지 않는다.
남미 문화중에 주위가 시끄러워도 아무말 안한다.
그리고 자기도 아주 시끄럽게 놀아버린다. 당연히 주위에서 뭐라 안하고...
나처럼 조용히 사는 사람만 손해인 것이다.
다음날, 현지인한테 물어보니, 꼭 사랑하는 연인이 아니고
아내나 어머니에게 한번씩 이벤트를 하기도 한단다.
아내와 크게 싸웠을 때 사과의 표시로 하는 데, 엄청 다퉈서 아내가 아직 안풀어졌나보다라며 가정한다.
조용한 밤에 감미로운 음악 들으니 내가 빠져들 정도다.
내가 세레나데를 받는 듯한...
아... 나도 이런 이벤트를 받아볼 날이나 있을까?
이런 이벤트도 안바라는 데... 그냥 술한잔마시며 나 좋다라고 하면 되는 데...깨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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