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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콰도르 일상

건강에 대한 강의

heidi01 2023. 8. 30. 05:35

2주 후에 작은 행사가 하나 있다.
단원 몇몇이 모여서 에콰도르 아줌마들에게 한국음식을 만들며 소개하고, 맛보이는 강의이다.
워낙 음식 잘하는 단원이 많아 나는 음식 만드는 것에 주관하지 않고 일손이 모지라
도와주겠다고 하니, 영양소에 대한 상식을 간단히 강의를 하라고 하신다.

강의을 준비하느라 처음엔 영양소에 관한 상식을 인터넷에서 찾아보았다.
예를 들어 당근과 오이를 같이 먹으면 안좋다고 하지만 인터넷 찾아보니
데칠 경우는 그렇지 않다고 나온다.
그리고 그 방면의 전문가가 아닌 내가, 이 나라사람들도 아는 상식을 초보적인 스페인어로
더듬거리면 그것 또한 코미디겠다.

그러면 내가 느낀 에콰도르 음식에 대해서 말할까?
기름많고, 달고, 짜고... 이런 것을 피하도록 해라, 안좋은 거다...
그러나 바꿔 생각하면 외국인이 우리나라 음식보고 짜고 고기 너무 안먹고 냄새나고...
우리 전통음식을, 사람의 본능중에 하나라는 먹는 것에 대하여 뭐하고 한다면 속으로 비웃을 것 같다.
몇 천년을 이어온 입맛을, 몸에 안좋은 것을 알지만 어떻게 쉽게 바꿀까?
이 나라사람들도 왠만한 상식, 건강의 소중함, 자기 음식이 안 좋을 거 알고 있는 데
거기다 이것 저것 안좋으니 바꿔라.. 이것도 코미디다.
눈총받아 쫓겨나지 않으면 다행이다.

고민이다.. 어떻게 하면 재미있고, 호기심도 있고, 설득력도 있고
성공스런 강의가 될까??
그래서 학원선생 붙잡고 조사에 들어갔다.
이 나라 사람들은 늙어서 주로 어떤 병이 걸리냐?

종합해보면 심장병, 콜레스테롤, 당뇨병,
여자들은 골다공증,,,
음식이 너무 기름많고 달다는 것 알고 있다.
그리고 야채를 잘 안먹는 단다.
술은 별로 안마셔도 담배는 많이 핀다.
건강에 관심많아 운동도 많이 하고 있다.
그렇다고 벌써 햄버거와 피자를 많이 먹고 사는 건 아니다.

내가 오만했었다.
생각보다 건강하고 오래 살고 있더라.
이 나라 음식에 대해 걱정하고 안타까워했지만
좋은(?) 음식 먹고 있는 우리나라사람과 병이 걸리는 건 마찬가지다.
그래도 이 나라는 아직 공기 좋고, 스트레스 없고
그래서 생각보다 적은 숫자로 병이 생기는 지 몰라도
병이 생기는 종류나 확률은 한국과 비슷하다.

좋은 음식 먹고 있다고 생각하는 한국은 어떤가?
잦은 음주, 스트레스, 안좋은 환경...
그래서 급증하는 성인병으로 같은 고민이다.

인종이 틀리니 거기에 맞는 음식과 열랑이 있는 것이다라는 결론을 얻는다.
역시 환경과 인스탄트음식이 문제라는 거다.
더 늦기 전에 이 부분을 홍보와 교육을 더 하는 게 시급한 문제다. 
이 나라사람들도 우리가 아는 상식으로 조금만 개선한다면
더 건강한 삶이 될수도 있을 것이다.
나도 무조건 남의 문화를 폄하하지 않고 분석적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더더욱 신중하고 조심스러워야겠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강의에 대한 내용은
한국음식문화 간단소개와 에콰도르 음식에 대한 흥미로웠던 부분과
건강하게 장수하는 일반적인 상식을
간단요약하는 것으로 결론지었다.

여기서 생활하며 느끼는 거지만 순간순간 많은 생각을 더 하게 된다.
내가 한국에 있는 데 외국인이 이런 말을 한다면 어떨까?
그리고 한국의 못 살았었을 때의 경험이 좀 있어 이해하기가 쉽다.
항상 이 네들이 기분 안나쁘게 끔 말하고 행동할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항상 이 사람들의 순수함과 친절함으로 보상을 받게 된다.
단원중에 젊은 애들은 전혀 우리나라가 못살았던 때를 전혀 모르고
비아냥거리는 경우가 많아 안타깝다.
마치 우리나라가 예전부터 똑똑하고 잘 살았고 깨끗하고, 현명했다는 것처럼...
 
여기서 생활이 1년 넘어가면서
새삼 새로운 재미가 붙는 것 같다.  좀 더 많은 대화와 공감과 공유...
그래서 뭘 더 해줄까하며 일도 눈에 보이기 시작하고
더 알고싶은 게 많아 솔직히 요즘은 신나는 나날이다.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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