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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룸되다
나날이 지겨워 요즘 필 받은 거...
브릿지, 부분염색, tintura, rayitos....
하고싶어져서 나섰는 데, 미용실은 많은데 아는 데는 없고, 잘하는 곳이 어디인지...
부분염색을 할려고 한다고 가격 물으니 먼저 머리카락을 쥐어본다.
머리숱에 따라 가격이 다른가보다.
하긴 우리나라도 머리길이에 따라 조금 다르기도 하니까...
30달러라하길래 생각보다 비싸서 나와 다른 미용실갔다.
또 머리카락을 쥐더니 25달러라 한다. 23달러밖에 없으니 해달라고 하니 기꺼이...
한국에선 브릿지를 넣을 땐 솜씨좋은 미용사들이 대충 머리카락 부분부분을 은박지로 싸서 염색한다.
여기선 어떻게 하는 지 들은 바 있는 데 역시...
머리원형의 피부색깔 고무모형를 가져와 머리위에 씌운다.
씌우면 여기까진 대머리같이 분장한 것 같다.
그리고 코바늘로 대머리위로 조그맣게 나있는 구멍으로 머리카락을 뽑아낸다.
대충 골룸이 되어가죠.
미용실이 길가라 지나가는 버스에서 다 본다.
차마 사진으로 남기고 싶진 않다.
머리카락을 많이 뽑지도 않아 딱 골룸이다. 내복만 입으면...
그 후 쉽게 염색약을 발라재낀다.
그리고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그 상태에서 염색약을 씻어서 재거한 후
고무모형을 그대로 벗겨내고 다른 머리와 같이 씻어낸다.
하고 나니 별 표시는 없고 전체적으로 흰머리가 희끗희끗난 것 같다.
ㅋㅋㅋ
다음엔 더 과감하게 머리카락을 많이 뽑아내달라고 해야겠다...^^
Loja커피
커피는 거의 나의 주식이다.
에스프레소로 뽑을 때 물 많이 넣고 뽑는 게 제일 커피맛을 맛있게 하는 것같다.
센트로에 전부터 봐 뒀던 집인데 딴데서 먹어보니 별로 맛이 없어 관심이 없었다가
이번엔 다시 가보았다.
로하지방에서 커피를 수확해서 볶아와 여기서 직접 갈아서 팔고 있다.
이 커피는 에스프레소로 먹는 게 제일 맛있다며 한잔 시켜보았다.
가게에서 갈고 있는 커피로 인해 향도 중독되고, 맛도 좋았다.
1 libre가 저 봉지인데 2.50달러이다.
싱싱한 커피가 이렇게 싸다니...
돌아서면 자꾸 생각나는 커피라 속이 빵구나도록 마신다.
커피를 갈아서 비닐봉지에 넣어 입구를 저 기계로 봉하고 스티커붙이면 끝이다.
옆의 파란고무통에서 커피를 마구 퍼올린다.
왠지 부럽다는 생각이 마구 든다.
Que tan lejos...
학원수업도 지겹고 해서 에콰도르에서 만든 유명한 영화 한편을 보기로 했다.
에콰도르 역시 영화사업은 전무후무하다.
드라마도 만들지 못해서 콜롬비아나 칠레, 아르헨티나 것을 수입해서 보여준다.
그래서 대표적인 영화라고 할 수 있고, 2006년에 만들어 국제영화제에서도 상을 탄
독립영화같다.
끼토에서 각자 다른 사연을 가진 남여가 꾸엔까까지 가면서 에콰도르 전경도 보여주고
에콰도르 전반적인 생활상을 보여주는 재미난 영화이다.
포스터는 아무리 뒤져도 카피가 안되어 이 부분만 덜어왔다.
영화에서 Jesus라는 남자가 위의 남자인데, 꾸엔까에서 살고 있어 간혹 만날 수 있을 거라고 한다.
영화를 보면서 같은 스페인어를 하고 있지만
한여자는 스페인식 스페인어... 무척 말이 빨랐다. 주눅들기 시작한다.
한여자는 에콰도르 끼토사람... 독특한 억양이 익숙했다.
한남자는 꾸엔까식 억양... 꾸엔까식 억양은 노래부르듯하다는 특징이 있는 데 난 꾸준히 딱딱한 억양이다.ㅎㅎ
영화를 보고 더 주눅들고 스트레스 쌓인다.
반도 못 알아듣겠다. 갈길은 멀다...
그렇게 어깨 늘어뜨리고 학원을 나오는 데 앞에서 걸어오는 남자...
Jesus다.. 눈을 의심하며 뚫여져라봤다. '네가 Jesus냐?' 물어볼까말까하는 데
그가 먼저 'Hola..'하고 인사하고 간다.
ㅋㅋㅋ 너무 재미난 나라다.
인터뷰하다...
금요일은 꼭 토요일같다.
일하는 사람들 분위기도 들떴고 느슨하다.
나도 힘입어 한참 시내구경하고 돌아오니 어느 방송국에서 나와
직원과 인터뷰중이다. 여기도 지방방송이 많아 별스럽지 않게 지나갔는 데
그 직원이 나를 소개했다.
그냥 난 딴일을 하는 데 그 직원의 인터뷰가 다 끝나고 나한테 어슬렁거리며 온다.
몇개 묻고 싶다나?
난 잠바에 엉망인데 카메라를 들이민다. 그런데 조명은 원래 안켠다.
한국에선 어떤 경력들이 있느냐...
여기 도서관은 어떤 것 같냐...
앞으로 필요한 것은 무엇인 것 같냐...
아무 준비없이 들이대는 데 스페인어도 짧고 버벅댄다.
눈치보니 썩 만족한 얼굴이 아니다.
짧게 마치고 내가 미안하다고 했다.
그렇게 가고나서 직원한테 어느 채널이냐고 물으니 모른덴다.
아마 일요일쯤 나올거라고...
난 아마 짤렸을 거야.. 말도 제대로 못했거든...
그리고 신경껐고 스트레스만 쌓였다.
인터넷선 고장나다...
이번주 월요일부터 인터넷이 갑자기 안된다.
티비와 연결되어있는 데 티비도 잘 안나오는 것 보니
인터넷회사 전파에 문제이거나 밖에서 끌어온 선이 문제일거라 생각된다.
그래도 이런 일이 없어서 하루를 기다렸다.
기다려도 안되길래 고장이구나 싶어, 수요일에 직원한테 부탁해서 신고 좀 해달라했다.
역시나 통화량도 길고 복잡해서 내가 하기엔 힘들었다.
인터넷단절이 이렇게 무서운 것일 줄이야...
모든 생활 리듬이 깨지고 아무 할일이 없다.
공부도 안되고, 티비도 볼수도 없고...
아무 소식없을 거라 짐작했지만 답답했다.
여기 이 나라의 서비스는 2-3일은 보통이다.
금요일 다시 독촉전화를 부탁했다.
그리고 급한게 있어 내 컴을 도서관 가져와서 무선인터넷을 하는 데
메일 하나 열어보는 데 계속 안이어져 1시간만에 뭐가 왔는 지 확인만 했다.
메일 내용은 아예 연결이 안되어 속터져 그만뒀다.
그동안 그려려니하던 감정이 터지고 말았다.
금요일 오후 내내 기다렸지만 고치러 오질 않아 포기하고
주말도 포기했다. 주말엔 아껴뒀던 영화와 리포터나 써야지...
토요일, 아무 희망도 없이 리포트쓰고, 점심 먹을까하고 가스켜니 가스도 떨어졌다.
엎친데 덮친다더니...
그래도 토요일오전은 일하는 분위기라 가스는 전화를 해뒀다.
가스기다리고 있는 데 인터넷회사에서 전화왔다.
전화 오기만 해봐라.. 다음달 인터넷비 안낼거고 딴회사로 바꿀거다라고 준비해뒀는 데
왠걸.. 너무 반갑고 기뻐하며 답변 다 해주고 기다렸다.
아... 이 광명...
역시 바깥 전봇대에서 문제였다. 난 일주일 내내 그 전봇대만 바라보고 있었다.
모든게 해결되니 마음의 안정이 온다.
인터넷 있어봐야 기껏 뉴스보고 오락티비몇 개 보는 거밖에 없는 데
인터넷으로 인해 걸려오지도 않은 한국과 연결된 전화, 뉴스가 너무 궁금했다.
연결되다가 단절된 느낌은 정말 힘들었다.
물론 없으면 또 적응해서 딴 것에 신경쏟으며 더 능률적일 지 모르지만
한국에서의 습관은 깨기 힘든것 같다.
앞으론 인터넷과 좀 멀어지는 연습을 해야할 것 같다.
도서관 인트라넷...
도서관을 아래층 위층 바꾸고 현대적인 리모델링 할거라더니, 그래서 그것에 관한 프로젝트 준비해보자고 하는 데
계속 지금 현재 자리에다 여러 시설 깔고, 물건 사 넣고,,,, 아무래도 변경 안할 것 같다.
어떻게 되어 가는 지...
요즘엔 노에미가 뜬금없이 어린이도서관을 준비중이다며 좋아라한다.
전에 관심있어한다더니 바로 실행에 옮기는 건가?
그럼 어린이도서관을 프로젝트로 해? 4월까지 계획 완성 안되리라 본다.
이네들의 계획추진성은 세월아 네월아다.
아무래도 포기하고 물품지원 좀 하고, 내가 몸으로 떼워야겠다.
그래서 요즘엔 알렉한드로 할아버지 어깨 주물러주는 봉사(?)한다.
여기서는 이런 문화가 없다. 어르신께 어깨, 다리 주물러드리는 좋은 문화가 말이다.
1달러 한번 빌리면서 이자로 한번 해줬더니, 너무 좋아라하며 매일 어깨를 들어민다.
이자 비싸다.. ?
손 힘 좋다?
이래뵈도 산에 다니며 갈고 닦은 힘이다.ㅋㅋㅋ
설치하는 것 중에 하나가 인트라넷구축이다.
시청직원들의 소식창구... 인터넷창에 꾸엔까시청홈사이트만 연결되고 거기에 메일주소도
부가되어 메일로 소식주고 받는다.
나도 하나 메일주소를 준다.
klee@cuenca.gov.ec
나야 뭐 필요하겠냐만, 노에미가 스페인어공부하라며 더 좋아한다.
그리고 캐비넷도 하나 마련해준다고 난리다.
그리고 직원들이 옷 더럽히지 마라고 의사 가운같은 거 하나씩 주문하는 데
내것도 하나 해줬다. 의사가운보다는 조금 더 두꺼운 면인데 색깔은 진회색이다.
디자인, 바느질, 색깔... 그저줘도 안입는다.ㅋㅋ
그래도 내것도 이렇게 챙겨주니 너무 고맙고 눈물 날 지경이다.
난 필요없다고 해도 계속 챙겨줘서 어찌 내가 성심성의를 다하지 않을 수가 있으랴...
할아버지 안마해주는 건 우리 어른께 해드리는 거라 생각하고 하루 마다안하고 해준다.
노에미의 둘째 아들은 부쩍 내게 전화질하며 못알아들을 어려운 스페인어한다.
발음은 나보다 더 좋아 귀여워죽겠다...ㅎㅎ
힘들고 지칠때 이런 하나하나가 나에게 큰 힘을 주고
재미를 줘서 또 매일 눈뜨고 출근하는 게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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