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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8일이 여성의 날이라는 건 얼핏 들어 알고 있지만, 한낱 기념일로 신경안쓰고 있었다.
그동안 한국에선 여성의 날이라고 특별히 작은 사탕이라도 받아본 적이 없으니까..
다른 나라에서도 어떤 지 모르겠지만, 새삼 전세계 인구의 반인 여성들을 위해
여성의 날이라 딱히 이벤트 벌이기도 너무 광범위 하겠지...
우리나라도 예전엔 먹고살기 바빠 여성의 날을 신경 못 썼을 테고,
지금은 새삼 여성들이 뭐가 힘들어? 하며 신경 못쓰는 건 선진국(?) 대열에 끼어서 그럴거라 생각한다.
나도 금요일 아무 생각없이 근무하고, 금요일이라 여유있게 수다떨다가
오후에 일하는 훌리아를 만나니 여성의 날이라고 점심준다고 가자고 한다.
노에미도 몰랐다고 한다. 점심시간 두시간이니 먹고 가도 학원에 상관없겠지하고 기꺼이 동참했다.
시청소속 기관에 일하는 여성들 모두 모아서 점심주는 이벤트가 있나보다.
하여튼 공짜 밥에, 이벤트에 좋아서 같이 움직이니 차량이 대기하고 있다.
일반버스인데 운행안하는 건지, 급조해서 타고 기다리고 30분 넘게 기다렸다.
그렇게 해서 차로 간 곳은 꾸엔까에서도 좀 외곽이다.
아주 큰 홀식당인데 주로 여기사람들도 결혼식 등 사람들은 모아놓고 하는 경우 이용하는 곳인가보다.
그러나 들어갈 수록 고급스러움에 놀란다.
모두 줄서서 이름 체크하고 다이어리를 한권씩 준다.
노에미가 내 소개를 하니 반기지만 다이어리는 안준다.
당근 그렇겠지.. 밥 먹으로 온것도 민폐인데...
노에미가 당황해하며 구해볼려하지만 힘든 상황인지 자기것을 준다고 한다.
괜찮고 별로 필요없다고 극구 사양했다. 사실 탐이 났지만 노에미도 얼마나 갖고 싶겠어...
우리가 좀 늦게 도착했는 지 백명넘는 여자들이 기다리고 있다.
완전 여탕이다. ㅋㅋ 가만히 앉아서 레스토랑 둘러보고, 사람구경하고,,
화장실가보니 정말 고급스러운 곳이다.
시청에서 여성의 날이라고 신경 많이 썼다. 부럽다....
1시간이 지나니 사람들도 조금 더 오면서, 시장과 비서진들이 참석했다.
그리고 한 연설하고...
4시쯤에 드뎌 식사가 시작된다. 뭐가 나올지 궁금했다.
와인이 나오면서 거리낌없이 마신다.
같은 좌석에 앉은 사람들인데 처음엔 낯설어 인사만 하고 얘기안하다가 시간이 좀 지나니
궁금했는 지 말트기 시작했다.
무슨 일하냐? - 시청도서관에서 자원봉사로 일하고 있다.
싱글이냐? - 싱글이고 나이가 00살이다.
와우... 그렇게 안보인다. 10살은 젊어보인다.(여기선 언제나 듣는 얘기니까..ㅋㅋ)
일하는 것은 누가 지불하냐? - 한국에서 지불한다.
꾸엔까 좋아하나? - 너무 좋아한다. 끼토와 과야낄은 안좋고, 꾸엔까와 갈라파고스는 너무 좋다.
이렇게 얘기 나누며 얼굴을 익혔다.
고기와 닭구이... 넘 맛있는 데??
안왔으면 후회할 뻔 했다.
물론 여기 오니 시간이 길어질 것 같아 학원가는 것은 포기했다.
포기하길 잘한것 같다. 빨간 소스도 와인+모라등 섞여서 너무 달콤하고 맛있다.
처음 전채요리... 빵에 둘러싼 해물요리... 너무 맛있다.
에콰돌와서 이런 저런 호텔식등 먹어봐도 이 집 음식이 제일 맛있는 것 같다.
밥 다먹고 잠시 초청가수가 와서 노래하지만 모두 일어서는 분위기...
훌리아가 나를 위해 탁자중간에 놓인 장미꽃장식을 챙겨서 준다.
저 꽃장식은 보통 레스토랑에서 예약받으면 서비스로 해주기도 한다.
아니면 시청에서 돈은 내겠지. 워낙 꽃값이 싸니까.. 아마 저 장식이 5달러정도 할 것이다.
그래서 마지막엔 손님들이 챙겨가기도 하는 데, 나를 챙겨줘서 고맙게 받아갔다.
아무리 생각해도 시청에서 의외다.
여성의 날이라고 이렇게 거금을 쓰다니...
그렇게 술한잔 되어 기분좋게 돌아서 나오는 데 주최측에서 부른다.
남은 다이어리인지 나한테도 하나 준다. 고맙기만 하다.
따뜻한 정성어린 선물들을 받고, 많은 사람들과 만나며 얘기나눠 나도 너무 기분 좋았다.
여기 이 나라도 여성들이 고생많이 한다.
아직 출산하는 자녀수도 많고, 가난때문에 찌들리고,
남성위주인 사회이라 차별도 많이 받는다.
가부장적인 사회라 남자들이 바람기가 많아 마음 고생도 많이 하고,
간혹 폭력을 쓰기도 한단다.
난 신기했던 점이 있다.
모두 어릴때부터 연예해서, 결혼안하고도 애를 낳아 기르기도 한다.
카톨릭국가라 낙태가 허용안되어 애가 생기는 족족 낳고 미혼모라도 상관안하다.
그러다 애가 생기고,, 이혼하거나 미혼모가 되면 주로 여자쪽에서 애를 맡아 키운다.
여자집안에서도 그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그러다가 만약 재혼을 하거나 다른 남자를 만나 결혼할 경우
남자들은 그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이런 것이 사회의 규칙인 듯 지키고 살고, 자연스럽게 산다.
그만큼 여성들이 양육에 대한 부담과
현대화되어가는 사회에 사고변화에 따른 문제가 클거라고 생각한다.
제 3국에서 여성의 날 정도는 여성들을 위해서 사회에서 관심가져주는 건
하루라도 여성을 생각하고 위하는 마음은 아예 없이 사는 것보다
더 좋고 많은 발전을 하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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