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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 2004년 11월 5일 - 11월 7일

참가자 : 베이스캠프, 푸모리, vagabond, NAVAJO, Antti, 벼락, 오딜리아, 나뭇꾼, 하이디
야영참가자 : patagonia식구, 낀께이드 식구

 

11월은 무슨 바위를 할까했는 데 좋은 구실이 생겼다.
Antti가 다시 고국으로 돌아가게 되어 환송회겸 야영하자는 의견이 있으면서
이왕이면 낮엔 짧은 산행을 하자해서 별을 따는 소년들길로 가기로 했다.
전날 비는 많이 와서 걱정했지만 다행히 설악동에 도착하니 별이 쏟아지는 밤이다.
설악동에서 눈을 잠시 붙이고 4시 30분에 일어나 챙겨서 5시 출발...
하늘의 쪽달은 보름달 못지않게 밝았고 별은 화려하게 수놓고 있었다.
우리는 별을 따러가는 중년들이 아닐까...ㅎㅎㅎ
Y자 계곡에 도착해도 아직 어둑어둑해서 김밥으로 좀 요기를 채우고 시작되는 초입을 찾느라 시간을 지체했다.

 

7시 30분부터 초입인듯한 곳에서 시작되었으나 날씨는 춥고 오들오들...
처음부터 산행은 목적이 아니라서 그런지 별로 하고싶지 않아졌다.
바위는 바스라지면서 뜯어지거나 뽑히고 낙석을 난발한다.
그리고 우리 앞의 조는 자일없이 가는 릿지가 많아 겁을 많이 먹게 된다.
이러면 안되는 데... 라는 반성이 일면서...
몇피치를 가지만 계속 응달이고 추워서 몸도 곧고 손도 곧고...
더이상 하기싫어져서 그만하자고 엄살부려보지만...
4피치는 레이백자세를 하고 오르는데 모두 벙어리라고 하지만 난 버틸힘이 없어 더 불안하다.

 

마지막 올라서야할 구간에선 모두 벙어리라서 레이백으로 올라 엉덩이를 꼭대기에 붙이는 데
빠져서 추락할것같아 악악거리며 겨우 오른다.
모두 손등 까이고 추락먹은 선배는 피를 흘리는 것을 보며 상처없는 것에 만족한다... ㅎㅎ

 

5피치에서는 인공등반이 이루어지고 바위가 부스러지고...
에이, 난 주마로 오를련다.
근데 주마도 쉽지가 않다. 힘들어 죽는 줄 알았네...
그렇게 넘어가니 햇빛이 나의 눈을 못뜨게할정도로 강렬하게 내리쬐면서 1봉을 마치게 된다.
강한 햇빛이 이렇게 온몸을 녹여줄줄이야..
잠시 눈을 붙이고 일어나도 뒤의 팀이 아직 안온다.
한참 기다려 점심먹고 여기서 하강하기로한다.

설악산등반길중에서 제일 어려운 코스는 하강길이라며 말이 떨어지자마자
벼락선배는 바위에 미끄러져서 발목아프다하신다.
아직 들깬 술탓이리라...
그렇게 여유있게 내려오니 2시 30분...
너무 여유부렸나? 중간에 출출하니 실로암국수 먹고가자고 의견모으고
국수집에서 기다렸다가 한그릇씩 뚝딱먹고 4시출발...

 

양양에 잠시 들러 우리가 계획했던 도루묵과 양미리를 사고
본선배가 외치던 멍게까지 사서 얼른 출발한다.

 

살둔가는 길은 해질무렵 시골에서 피어나는 연기속에 묻힌 가을빛의 언덕이었다...
살둔들어가는 직전에 낀선배님차를 만나서 모두 같이 도착하게 되었다.

 

아... 설레인다.
먹을것을 생각하니...
살둔산장에도 예약을 해서 그런지 모든것이 자유롭다.
넒은 마당의 평상을 마음대로 써도, 바베큐통을 마음대로 써도,
마음껏 떠들고 놀아도 아무 말안해서 넉넉함을 느낀다.

고기와 생선과 술한잔씩...
안띠가 돌리는 술이 힘들었지만...
점차 점차 업되면서 한잔씩 돌리는 술...
하늘의 은하수가 뚜렷히 보이는 별바다...

 

안띠와 오버된 장난,  선배들의 야단(?)... 그러면서 나의 의식은 점점 죽어가고 ...
다음날 몸을 움직일 수 없어 계속 누워있다가 그만 가자는 소리에
일어나 볼려고 했지만 몸이 안움직인다.
망가진 모습으로 겨우 일으키니 나바호선배가 귀한 약을 주신다.
이거라도 먹어야지...

 

다 털어놓는 순간에 푸선배가 우황청심환을 들고 오신다.
내 욕심엔 둘다 먹고라도 깨고싶어 또 먹는 다.
약먹고 내려와서 움직일려니 아직 약기운이 안퍼져 힘들어서
마루에 약기운이 퍼질동안만 누워있는 데 무슨 쇼들을 하시는 지...

 

아... 난 모르겠다.
그리고 겨우 짐챙겨 나오니 환자는 낀선배차타고 가란다.
좀 섭섭했지만 몸이 내몸이 아니기에...

 

그렇게 헤어져 차를 타고 오는 길에 약때문인지 회복한다.
영동고속도로에서 좀 막히고 곤지암에서 설렁탕 한그릇 뚝딱하고
집에 와서 또 뻗어버렸다.

 

그 후유증이 3일지난 지금도 심하게 나타난다.
월요일은 퇴근하면서 비슷한 옷을 내 옷이라 생각하고 차를 타기까지 모르고 그냥 입고와버렸고
화요일은 몸살기운에
수요일은 더 안좋아진다.

 

술로 뻗는 일은 나의 몸에 큰 쇼크인것같다. 술을 끊던가해야지...
술 끊는 김에 한사람도 정리하게 되는 사태가 있어 마음이 안좋다.
아... 난 아마 지옥갈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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