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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평일 직장나가 있는 동안은 내내 잠만 자는 것 같다.
내가 오면 반갑고 사람이 있으니까 그제서야 자기 혼자서도 배만 부르면 잘 논다.
혼자 장난치고 뛰어다니고 온갖 재주를 다 피운다.

집안에서도 점차점차 자기 영역을 늘리며 시도를 한다.
데리고 나가고 싶어도 그동안 고양이 공부를 한 바로는
낯선 곳에 가면 놀래서 적응 못한다고 해서 못 데리고 나갔다.

통키가 우리집에 온 지 한달이 지나면서 나는 이 놈을 목욕시키는 것이 커다란 숙제였다.
그나마 교육을 받은 후에 시키니 너무 말 잘듣고 의외로 쉽게 목욕을 시켜서 한숨 돌렸다.
그게 해결되고 나니 이 놈에게 더 큰 기쁨을 안겨주고 싶어서,
더 많은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내 아파트에 작은 뜰이 있는 데, 사방이 다 막혀있고 사람이 거의 없다.
저길 데리고 갈까?
혼자니까 풀어놓으면 뛰어다니며 놀겠지? 혹시 놀라더라도 잃어버릴 염려는 없으니까...

저번 주말엔 운동삼아 돌다가 애완동물샵을 둘러본다.
털이 긴 이쁜 고양이도 있어 너무 이쁘지만
통키와 같은 과가 있길래 자꾸 망설이게 된다.
최근엔 중성화수술을 해줘야하나 말아야하나 하고 고민중인데,
사실 그건 해주기 싫고, 때가 되면 숫놈 만나게 해서 새끼도 낳으면 좋겠는 데,
이왕 외로우면 처음부터 숫놈 사서 두마리 키울까하는 과감한 생각까지 하게 된다.
겨우 참고 돌아서서 한 놈이라도 잘 키우자하고 다짐한다.

그리고 돌아서서 집에 왔고, 날씨도 좋고, 아파트 뜰엔 아무도 없길래
통키를 데리고 과감히 나섰다. 원래 뜰엔 애완동물은 데리고 들어가지 말라고 되어있다.
아무도 없으니까 살짝 놀다가 오지.

그래서 뜰에 들어가 문을 닫고 내려주니, 당황해하며 자꾸 돌다가 문쪽으로 가서
열어달라고 울어댄다. 나도 저런 반응에 당황해서 달래며 나에게 오라고 하지만
나를 알아보지 못하고 필사적으로 피하기만 한다.
높은 담도 뛰어보고, 문에 다시 가보고하더니 더 갈때가 없는 지
화단의 풀속으로 숨어버린다.

돌아버리겠다. 그래서 화단을 들어가서 잡을려면 더 피하고 숨어버린다.
정말 나를 알아보지 못하고, 당황하고 놀래며 피하기만 한다.
나는 달래기에 바쁘다. 더 피할때가 없는 지 그 화단에서 나오더니 가로질러
나무가 더 무성한 곳으로 옮긴다.

혼자 궁금해하며 나오겠지 싶어 조용히 기다린다.
기다리며 별생각을 다한다.
내가 바보같은 판단한 것이 후회되고, 주인을 잘 못알아보는 통키가 미워
개로 살걸하는 후회와, 이대로 잃어버리면 어떡하지?
저렇게 당황한 체 평생 돌아다니며 길고양이가 되겠지?
저 이쁜것이 길고양이 되는 거 어떻게 상상하나?
관리인을 불러서 도와달라고 할까?
야단만 치고 아무 도움이 안될거야.
주위의 친구를 부를까? 그것도 부담스럽다.
아무리 기다려도 나올 생각을 안한다.
나무사이를 뒤지며 봐도 이제 보이지도 않는 다.

안되겠다. 오늘 장기대립이다.
내 옷이 불편해서 안되겠다 싶어 다른 곳은 빠져나가지 못할 것이다.
그래서 집에 잠시 가서 전투복으로 갈아입고,
꼬실 맛난 닭고기도 가지고 다시 왔다.
있을 거라는 화단에 아무리 뒤져도 안보인다.
우는 소리도 안들린다. 어떡하나?
그러다가 우연히 눈을 돌리다가 작은 풀사이에 엉덩이 부분이 보이고
머리는 걸레가 있는 곳에 숨기고 있다.
눈이 안마주친게 다행이지. 하늘이 내린 기회다.
무조건 잡았다. 또 버둥거리길래 다치든 말든 거머 쥐었다.
겨우 안고 잡을 수 있었다. 달랬다...
미안해, 미안해, 언니가 미안해,,, 이제 집에 가자.
이제 안그럴께... 집에 갈거니까 진정해...
그래서 아무도 모르게 그 난리를 피우고 1시간만에 집에 돌아왔다.

달래고 맛난거 주고, 나도 지쳐서 맛난 거 먹고 둘이 안고 잤다.
야속한 놈... 이제 절대 외출없다. 식겁했네.

집에 있어서 편하긴하다. 놀아줄 필요도 없고, 그렇게 연연해 하지 않아서 좋았는 데
고양이의 성격이 섭섭하다.
그래도 어떡하겠니, 너랑 나랑 운명인데...
미안하다.... 그래도 이 언니 좀 알아봐줘라.
너를 보호해줄 사람은 세상에 나밖에 없는 데...ㅋㅋ
쓰다보니 나의 하소연같다.

예전에 애완견의 가슴아픈 트라우마가 있어 나도 많이 놀랬던 것 같다.
지금 상황에선 한마리도 버거운 것 같다.

또 일상과 같이 평화가 찾아왔다...

계속적으로 고양이 일상만 올리고 있다.
얘와 한식구처럼 하나가 된 지 벌써 석달이 다 되어가고 있고,
그 새 많이 커서 어른 고양이가 된 듯하다.

그동안 외로울 것 같아 많은 장남감을 사다줬다.
소리나는 공, 큰 쥐모양 깃털, 작은 쥐 등등 사줘도
1달러짜리 이 개구락지 장난감만 죽어라고 물고 뜯고 잡아댄다.
개구락지 안의 솜이 빠져 나올 지경이고 그동안 온 구석을 다 누비고 다녀
더러운데, 통키는 이 놈만 물고 침대까지 꼭 데리고 온다.
자기 장난감이니 같이 자야된다는 식으로... 더러워서 침대밖으로 던지면
또 물고 온다. 그래서 개구락지를 세탁해줘서 놀게 해준다. 

이 놈은 살은 안찌고 몸이 길어진다. 그래도 요즘 살 많이 찐 편이다.
얼굴과 목이 굵어보인다.
꼬리를 말아처리한 모습이 너무 귀엽다.

오랜만에 집으로 친구들을 초대해서 밥먹는 데, 고양이는 완전 숨어버리더니
구석에서 잠도 못자고 벌벌 떨고있다.
이렇게 사회성이 없어서야, 미치겠다.
친구들은 고양이 이뻐하며 놀고싶어 하는 데, 귀한 얼굴이 되어 버렸다.
친구들이 돌아가도 금방 안나오고, 나와서도 한참을 경계한다.
고양이의 원래 성격이 그렇다지만 얘는 더 사회성이 없어서
별 다른 방법이 없는 것같아 이 놈의 성격대로 키워야지 싶다.

친구가 사온 꽃을 뜯어먹을려고 저렇게 난리다.
집의 장식 몇가지는 이렇게 뜯어버린다.

이 사진을 포착했는 데, 파일이 완성이 안되어 겨우 건졌다.
너무 이뻐 죽겠다~~~

그래서 혹시하고 애완동물가게 가면 기웃기웃한다.
혼자 외로운 통키를 위해 한마리를 더 살까하고 무지 무지 고민중이다.
그러나 통키가 잘 지낼 것 같지 않고, 들인다면 같은 종류로 숫놈을 사야지...
하지만 자신 없어 못사고 돌아선다.

어느 애완동물가게에서 작은 물고기인데 다리가 있다.
신기해하며 본다. 다리가 나와서 개구리 종류로 변태될 것 같지 않은 데...

그날 동물가게에서 발견한 놈인데, 너무 이뻐서 한참 망설였다.
의외로 가격도 40달러로 싸고 숫놈인데, 고민하다 돌아섰다.
통키와 잡종을 만들 수 없어...

친구가 또 고기구워 먹자고 한다.
요즘은 건기라서 날씨가 끝내준다.
간단한 술한잔에 온갖 수다가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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