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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노숙은 그런데로 잘 자고 일어나 단장하고, 일찌감치 보딩했다.
짐을 맡겨놔야 홀가분하고, 천천히 구경하면 되니까...
이른 아침이라 커피와 빵한조각 먹었다.
런던까지 좀 졸다가 금방 도착했다.
런던은 공항이 아주 화려하다.
오늘은 순조롭게 비행기타고 갈 수 있나보다... 라는 생각했다.
런던에서 비행기타고 출발할 때까지 기다린다.
좀 늦게 출발하는 거야 그럴수 있지...
점점 30분, 1시간,, 출발 안하고 안내방송이 나오는 데 엔진의 문제가 있으니 기다려달라고 한다.
이런 경우가 평생 여행하며 두번째다. 그때는 물도 돌리고, 밥도 줬다.
그런데 미국행 비행기라 이층비행기인 만큼 사람들이 엄청 많은 데도
아무 것도 안준다. 나도 참다가 참다가 가서 물달라고 해서 한 잔 마셨다.
2시간째 기다리니 모두 내려서 공항에서 기다려달라고 한다.
아~놔...
내리는 것도 사람많아 엄청 오래 걸린다.
걱정되어 안내데스크가서 물어보니 안내 나올거라고 기다리라며
점심쿠폰을 준다.
난 무엇보다도 다급한게 사무실로 전화하는 것이다.
결국 전화하기 힘들어, 뭐 좀 먹을려니 방송나온다. 뱅기 타라고...
5시간 지나서 출발이다.
이 일, 저 일 걱정되어 잠도 안오고, 꼬박 영화보며 지새운다.
이런 경우는 항공사에서 알아서 다음 비행기를 알선해준다.
만약 오늘 뜨는 비행기가 없으면 호텔에서 재워주고 담날 보내준다.
제발 그런 일은 없기를...
왜냐하면 할수없는 상황이지만 일단 3주휴가를 하루 넘기면서 규정위반이 되고,
무엇보다도 끼토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숙제가 있다.
이래저래 걱정되고 발이 동동그려진다.
마이애미에 내리니 저녁 6시였다.
원래 저녁 6시 비행기를 타는 예정으로 끼토 밤 9시에 도착하는 것이 정상이다.
역시 항공사에서 환승하는 사람들을 다 알선해놓고 있다.
난 밤 9시행 비행기를 연결해놓고 있다.
다행히 담날 새벽1시지만 도착할 수 있어 다행이라 생각한다.
또 저녁밥 쿠폰을 주는 데 먹을 시간이 없다.
전화를 해야하기에... 동전을 넣자니 에콰도르동전(에콰도르도 달러개념이라 에콰돌동전과 미국동전 같이 쓴다)
은 적용 안되고, 동전바꿀려고 안내데스크에서 안내해주는 곳으로 가서 바꿔달라고 하면
안 바꿔준다고 하고, 신용카드로 전화하니 안내원이 나오고,,
겨우 더듬더듬 얘기하니 연결안된다며 전화끊고...
무엇보다도 내 수첩에 아는 번호가 하나도 없다.
뱅기속에 있는 큰배낭에 다 있는 것이다.
정말 환장하겠다. 전화 걸 번호가 마땅찮아 포기하고 보딩하러 갔다.
Aerogal이라고 에콰돌비행기로 별로 안좋은 편인데 상관없다. 오늘 갈 수만 있다면...
그런데 나 말고 영국노부부들이 한팀 있다.
항공사에 같이 이렇게 된 상황이라고 보여주니, 내 표는 정상적으로 됐는 데,
노부부들팀의 비행기표가 9월이 아니라 10월로 어이없는 실수가 되어 있어
다시 AA으로 가서 확인하니, 미안하다며 전부 다 내일로 연결시켜주겠단다.
짐은 어떻게 돼나? 내일 비행기로 연결시켜놓겠지만 지금은 찾을 수가 없다.
담날 오후 3시 비행기밖에 없다고 한다.
그래서 오늘은 Merriot Hotel에서 자란다.
아.... 하나도 반갑지도 않다.
영국노부부팀들은 나를 같은 팀으로 생각하며 챙겨주며 같이 행동한다.
이 노부부팀은 작년에 갈라파고스갔었는 데 아주 환상적이었다며,
올해는 아마존 코코에서 배타고 갈 거란다.
내가 얘기 듣기로는 엄청 힘든 여정이라 너무 힘들지 않냐고 하니 "아직 젊은데?"
난 감동먹었다.
그렇게 공항밖을 나와 셔틀을 기다려 메리어트도 5성급은 안내려주고, 중간급으로 내려준다.
방 배정받고, 식당에서 저녁겸 먹고,,,,
정말 난 전화가 급하다. 혹시나해서 호텔전화를 쓰니 안된다.
카운터에 물어보니 밖에 나가면 주유소옆에서 전화 가능하단다.
좀 걸어 나가니 호텔과 큰 도로, 그 사이에 주유소,,
전화카드밖에 안되어 전화카드 사서 어떻게 하는 지 또 물어대며 동동...
대화도 창을 통해 할 만큼 문을 다 닫고 영업한다. 위험하니까...
물건내주는 통로하나두고 계속 얘기나눈다...
옆에 지나가는 시커먼 흑인들... 지금 하나도 안무섭다.
전화하는 게 최우선이다. 몇개 번호로 씨름하다 포기하고 호텔로 돌아와서
인터넷으로 메일로 보냈다. 메일은 내일 보는 거라 급해서 전화할려고 했던 거다.
다 끝내고 넋이 빠져 돌아오니 밤 12시...
아침에 미국방송을 보는 데 귀에 쏙쏙 들어온다.
한국에서나 다른곳에서 미국방송보는 느낌하곤 전혀 틀리며 정말 피부에 쏙쏙 와 닿았다.
이 참에 미국에서 영어공부나 좀 해봤으면...
방송내용은 유치하거나 짜여진 건 확연했다.
ㅎㅎ 나는 지금 미국에 나와 있음 안되는 데...
신종플루때문에 미국은 환승만 가능하지 공항밖으로 나오면 안된다.
여기가 마이애미인지,,, 어디인지 전혀 감흥이 없다.
아침 늦게까지 자고, 아침먹고,,, 시설은 좋았고 음식은 정말 맛있었다.
그런데 주위에 모두 스페인어를 쓰고 있어 놀랐다. 마이애미는 스페인어가 공용어로 알고 있다.
천천히 12시쯤 나와서 공항을 돌아보다가 비행기타니 몸이 힘들다.
거의 녹초가 되어 끼토에 도착해 유숙소에 도착해서
사무실에 전화를 하니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 괜찮다며,
무엇보다도 공연팀하고 합류를 하라고 한다.
공연 '카르마 Karma' 팀원들이 한달예정으로 남미를 돌며 공연할 계획이 있었는 데,
에콰도르 대사관에서 그 소식을 알고, 예정에 없던 에콰도르에서 대사관초청으로 공연을 하게 되었다.
에콰도르에서는 공연수익보다도 대사관에서 홍보입장에서 공연하게 되었는 데
예산문제로 수행하는 사람을 쓸 수없어, 코이카단원에게 신세질려고 나에게 처음 부탁하게 되었다.
나도 재미난 경험이겠다고 해서 기꺼이 한다고 했고, 공연기간전부를 부탁했지만
내 여행이 끼어있어 동기와 나눠하기로 한 것이다.
여행 중 내가 힘들 것 같아 못하겠다고 발뺌을 할 수도 없는 것이,
끼토 3일공연과 준비기간,, 총 7일동안 수행해주던 동기들이 힘들어 뻗을 지경이었다.
힘들기도 하지만, 제대로 준비 못해주는 대사관과 관계,
맘에 안들어 억지부리는 공연팀들,, 등등,,, 하루 잠시도 쉴 틈없이 모든 것을 챙겨야해서
더 이상 꾸엔까 3일까지는 안하고 싶은 데다가
내가 꾸엔까에 살고 있으니 자연스럽게 내가 맡아야 할 상황이었다.
여행마친 날 밤에 또 짐싸들고 공연팀이 묵고 있는 호텔에 합류했다.
동기에게 있었던 얘기들을 듣고, 그 날은 잘 잤다.
다음날은 공연팀들의 관광날이다.
적도기념탑, 인디헤나시장을 가는 데 모두 지치고, 새삼 고산병으로 힘들어했다.
우린 20명이나 되는 공연팀들 햄버거 챙기고, 일정 챙기고,,,
사실 그건 아무 문제아니다.
그날 밤 난 잠을 이룰 수가 없다. 이렇게 고민되는 건 처음이다.
시차문제도 있는 지 2시간자고 담날 오전에 꾸엔까로 스탭팀하고 먼저 출발했다.
물론 비행기가 공짜로 타지만 내가 고생한 거 생각하면 공짜가 아닌것을...
꾸엔까도착해서 공연팀과 같은 호텔에 묵으면서 손과 발이 되어주는 거다.
코앞에 내 집 놔두고 집에도 못가고...
그러나 호텔에서 짐풀자마자 무대설치스탭과 공연할 극장에 왔다.
스탭들은 생각보다 열악한 환경에 한숨쉰다.
여기서 스탭들과 일하는 사람들사이에 통역을 해줘야한다.
이 조명기구 달아라, 이거 치워라, 옆으로, 위로... 이건 없냐? 저건 없냐?
그러나 마음바쁜 한국스탭과 느릿느릿, 전문가도 아닌 현지인 일하는 사람하고는 엄청난 차이다.
그리고 내가 공연팀의 전문용어와 설치를 이해 못하면 전해주지 못하는 거다.
일일이 설명해야하는 스탭, 내가 이해를 빨리해야해서 또 전달,,,
나중엔 현지인들이 얄미워서 한국스탭들이 없는 물건도 가져오라고 뻗대고,
현지인들은 안된다, 없다라고 뻗대고, 현지인들의 성향을 아는 나도 억지부리기 그렇고...
이런 점에서 많이 힘들었다.
꾸엔까사는 코이카단원 몇 명께 같이 좀 해달라고 부탁했지만
대사님과 저녁약속을 나만 빼고 다 가버린다.
대사님도 나는 일을 도와야한다고 나만 빼고 다른 단원들과 저녁약속을 한 것이다.
이렇게 바쁠거라는 생각을 못하시고...
그러나 일 진척이 안되는 한국스탭과 현지인스탭의 갈등으로 폭발한 것이다.
통역은 필요한 데 사람들은 없고, 나도 짧은 말로 다 통역은 안되고,,,
둘다 자제시키며 어떻게든 뜻을 전할려 노력하고,
먹을 수도 없고, 초긴장의 연속이다.
대사와 저녁약속 간 동기 불러대니 밤12시에 도착한다.
이 동기한테도 화가 많이 난다. 어쨌든 나의 불만이 흐르게 되어있는 거지...
계속 일하다가 2시넘어 난 옆에서 쉬고있고, 동기가 좀 하긴했다.
조명 옆으로, 뒤로, 왼쪽으로, 오른쪽으로... 하나하나 맞추는 데 같이 하는 거다.
그래서 담날 새벽5시30분까지 일하고, 호텔들어가 2시간 눈 붙이고 일어나
또 공연장가서 나머지 마무리한다.
나도 이틀밤 안자고 일이 된다는 게 신기했다.ㅎㅎ
사람은 닥치면 한다고... 그러나 그 일이 나에 대한 스트레스, 완벽할려는 스트레스...
왠일인지 꾸엔까도 비바람쳐서 3일 내내 추워서, 호텔에서 전부 추웠다고 난리고,
밥은 너무 엉성하게 나오고,
공연단원들끼리 지네들 스트레스가 폭발해 다툼있어 살벌한 분위기되고,
한 명이 발을 삐끗해서 다쳐 내내 걱정하고,
최악의 상황이다.
어떻게든 시간은 흘러 저녁 8시 공연은 시작된다.
꾸엔까는 현대자동차 현지사장이 초대한 공연으로 모두 초대된 사람들이다.
대사님도 현대자동차사장이 중요하지.. 참석하셨고...
난 공연보며 쉬는 참이라 대충 졸면서 보지만
공연에 무술도 하고, 춤도 추고, 그림도 그리고,,, 짬뽕식 한국을 알리는 공연이다.
그러나 현지인들한테는 엄청 어필되고, 신비로운 한국문화를 보여주게 된 멋진 공연이었다.
그렇게 엉성하지만 공연은 무사히 마치고 12시에 돌아가서 뻗어버렸다.
다음날 좀 늦게까지 자지만 난 신경이 날카로워질대로 날카로워졌다.
긴장의 연속이라 그런건지...
그날 저녁7시 비행기로 돌아가니 다행이지...
점심은 송어양식장가서 송어요리로 먹으며 경치좋은 곳에 가서 모두 만족해한다.
그리고 꾸엔까구경 잠시하고, 쉬다가 5시쯤 공항으로 보내면 끝이다.
이 날 통역하는 건 문제도 아니다. 일상생활을 그냥 통역하면 되니까...
좀 여유있게 즐기다가 5시에 난 호텔에서 햄버거까지 준비해서 보내버렸다.
징글징글하다. 난 집에 와서 짐풀며 좀 쉴까했더니
공항에서 공연팀이 전화왔다. 공연에 쓰는 짐이 아직 도착 안했다고 한다.
공연할 때 소품들은 11박스로 공연장에 두었다가 공항으로 따로 보내기로 했었다.
내가 운전수와 내내 얘기해서 챙겼고, 공연팀도 공항에서 운전수와 통화하며 짐이 올거라며
그 얘기 듣다가 전화가 끊겨버리더니 연결이 안된다고 한다.
아... 미쳐버리겠다.
난 이제 모르겠고 대사관의 서기관님과 통화하라고 넘겼다.
그리고 난리났는 지...
담날 서기관님 전화와서 사람들 먼저 칠레로 가라고 해놓고
짐은 다음날 따로 보내면서 해결됐다고 한다.
그렇게 끝내면서 여행 다녀온 후유증보다, 공연팀일로 나는 엄청 스트레스 받았다.
현지인들의 답답함을 느끼며 진절머리나서 며칠을 현지인들이 보기도 싫었다.
나의 드러운 성격이 나오면서 한달이 지나도 현지인에 대한 답답함때문에 공격적이다.
물론 한국사람들도 마찬가지다. 사람이 싫다.
또 지금의 나를 파악하면서 자괴감에 빠진다.
그동안 도대체 뭐하고 살은 거야? 스페인어는 그동안 뭘 배웠나?
이젠 일반대화에서도 순간 긴장이 떠오르며 말할려면 울렁증도 생기고, 자신감도 없어지고...
악에 바쳐서 돌아오자마자 스페인어학원을 찾았지만
새삼 처음 보이는 표현도 많고, 항상 새로 시작하고 있다.
나의 한계인가? 평소 언어공부를 싫어하는 편은 아니라고 잘한다고 착각했나?
나도 역시 공부 손 놓은 지 오래됐었고, 나이는 어쩔 수 없는 것이었다.
평소 한국말도 하기 싫어하는 내가 무슨 오지랍으로 딴나라말을 일부러 해댈까?
나는 외국어를 배우는 한계가 있는 것이야.
여행갔다온 지 한달이 지나며 새삼 다잡고 공부해보지만
할수록 어려움을 많이 느낀다. 자꾸 익숙해져야하고 입에서 자동적으로 나와야한다.
그럴려면 시간이 더 필요한 것이다. 시간...
계속 학원에서 깨지며 단련시키고 있다.
공연팀경험이 다시 정신차리는 데 좋은 경험이 되었다.
잘생긴 젊은 공연팀과 사진 찍었었는 데 모르고 다 지워버려 아쉬웠다.
하여튼 세상에 쉬운 일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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