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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5월 1일~30일 동안 한국으로 병가신청해서 방문하게 되었다.
바쁜 사무실 업무를 맡기고 가는 마음이 불안하기도 했고
무슨 정신이었는 지, 미국비자를 두고와서 정신없었던 출발이 제일 기억에 남는 듯했다.
다행히 ESTA 발행도 가능해서 비행기를 탈 수 있었다.
선천적으로 좋지않은 오른쪽 눈의 백내장 수술과 오랜 지병을 한달동안
모두 수술을 할 목적으로 방문하여 쉴틈없이 병원을 다녀보았으나
역시 오랜 지병은 수술을 말리고있고, 시술로 좀 호전되도록 하고 왔다.
결과적으로 눈은 어릴때 다친 기억은 없지만 손상이 많이 되어 꿰매는 등
30분 넘게 수술이 진행되었다.
두 곳 모두 수술, 시술이 어려웠지만 다행히 잘 아물었다는 얘기를 듣고 나니
한달이 금방 지났다.
지난 12월에 와서 그런지, 몸이 안 좋은 체 왔는 지 한국방문이 기대감이나 흥분되지 않았고
상쾌한 5월의 날씨와 많은 사람들의 왁자지껄이 기분좋게 맞이한다.
도착하자마자 들른 곳은 회시장.
그리고 수술 후엔 음주가 안될 것을 예상하고 바쁘게 하는 술자리들.
친구들은 모두 그자리이지만 쪼잔해지고, 속좁아지고...
조금 실망을 하며 그 날 망가지는 것으로 당분간 안보기로 난 마음먹었다.
한국에 도착해서 병원다니며 수술날짜를 잡아놓고 부산으로 내려갔다.
부산의 초등학교 체육대회 모임이 있어 영광스럽게 참석할 수 있었다.
오랜만에 고향에서 좋은 날씨와 산수와 술과 친구를 접하니 이보다 더 기쁠수가 없구나.
처음 보는 친구들과 인사하고 열심히 참석하고 즐겁게 모임을 가졌다.
나중에 모인 나의 6-3반 친구들.ㅎㅎ
한 달동안 머물 숙소를 궁리하던 중, 분당 오피스텔이 비게 되어 잠시 머물기로 한다.
예전에 내가 생활하던 곳이고 많은 세입자들이 거치면서 많이 낡았고
지금은 가구도 없지만 조용히 혼자 머물며 쓸고 닦고 쪼이고,,,,
나의 떠나온 7년을 생각해본다.
인생에 있어서 커다란 전환점이 되었던 에콰도르의 생활.
ㄱㅓㅂ없이 재미나게 지냈었고 또 많은 상황들이 바뀌었고 힘겹기도 했다.
그러나 또 지금 현재 또 많은 상황이 바뀌었다.
작년까지만 해도 그렇게 한국 오고싶어서 오매불망하던 것이
이젠 에콰도르에 적응되어 다시 한국 돌아오는 것은 두려움 그 자체이다.
인생은 우스운 것이 갈려고 그렇게 발버둥쳐고 못 가던것이
이제 갈수있는 상황이 되었는 데도 갈수가 없다.
취업을 할 근거지도 없어지고,
나이도 들어버렸고 오직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은 에콰도르인 것을 알기에
이젠 많은 것을 접으며 조용히 지낼 수도 있는 나이가 되어 버렸다.
끈이 하나씩 떠나가고 떠나보내고, 씁쓸히 한국을 등돌리고 있는 내 모습이
한달 내내 우울하게 만들었다.
인생은 참 허망하다. 씁쓸하다. 또 그렇게 지나나보다.
그 허무와 씁쓸함도 이젠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감쌀수 있게 되어 편했다.
몸이 약해져서 그럴거야 하다가도 어쨌든 참 힘겨웠다.
그리고 다시 마음을 다 잡는 다.
여전히 나는 혼자고, 인생이 무섭지 않고, 아직은 마음대로 펼칠 수 있고
그냥 나의 모습으로 돌아가면 된다.
한국은 손만 뻗으면 모든 것이 쉽고 많다.
그것이 너무 편하고 좋다가도 며칠 지나니 그것도 하나의 욕심이 되고 스트레스가 된다.
여전히 한국에서 사는 것은 남과 비교하며 사느라 퍽퍽한 삶이라는 것이 깨닫는다.
이번에 한국방문에서 가장 큰 수확은 가족일 것이다.
그동안 한국오면 바쁘다는 핑계로 가족들과 같이 하지 못했었다.
부모님도 연로해가면서 자주 뵈어야하고 조카들과 같이 얘기도 해야하고 그랬는 데 그러질 못했다.
이번엔 물론 시간여유도 많고 미국에 있는 남동생네도 한국 휴가와서 같이 모일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그동안 바쁘게 살면서 경험한 것, 사는 얘기...모두 많이 성숙되어있었고 재미난 얘기가 폭발한다.
부모님도 아직 건강한 모습이 다행이지만 기력이 점점 쇠퇴해가는 모습은 보이기도 한다.
부모님도 우리가 오래간만에 같이 모여서 그런지 좋아하는 모습에 나도 좋았다.
가족... 역시 따뜻한 단어이다.
한국에서 먹어본 먹거리이다.
날씨가 더워서 그런지 팥빙수가 맛있었고, 역시 생선회...
치료 잘 하고 보험청구하고, 운전면허 갱신하고, 치료후 안경도수 바꾸고,
세입자 계약에 따른 여러일들을 하고 정리하고 오느라 바쁜 시간을 보냈다.
이젠 에콰도르의 내 집이 그립고, 야옹이가 잘 지내는 지 걱정되고
기다리고 있는 사무실 업무가 싫긴 하지만 내 자리로 돌아가는 것이 기다려진다.
그렇게 돌아갈 곳이 있는 게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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