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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 : 루체른 리기산 - 루체른 시내관광

피곤에 절어서 그런지 잘 잔 것 같다.
유스호스텔의 아침은 뷔페지만 어쩜 유스호스텔마다 메뉴는 똑같은 지...
빵, 버터, 쨈, 치즈, 햄, 씨리얼, 요거트, 오렌지주스, 커피....
흔한 계란후라이도 없다.  이 샌드위치로 난 여행내내 아침, 점심으로 떼우고
저녁은 샐러드나 맥주로 떼우고 다녔다.
빵은 얼마나 질긴지,,,오징어 씹을 힘은 있어도 이 빵 씹을 힘은 쓰고 싶지 않을 정도였다.
나중엔 샌드위치가 질려서 아침에 준비해 싸오긴했어도 버리곤 했었다.
첫날이라 준비 못하고 열심히 먹고 나섰다.
 

이 나라도 커피는 수입할텐데 원두커피값은 쌌다.
머신이 훌륭해서 그런지 커피맛이 어딜가나 정말 신선하고 맛있었다.
이렇게 한잔이 3프랑(프랑이나 달러나 환전이 똑같음)에서 4프랑까지 했다.
이 머신이 아침엔 공짜지만 아침만 지나면 3프랑을 넣어야 나온다.

오늘은 예정대로 Rigi산을 가기로 했다.  케이블카타고 올라가면 금방이고 멋진 광경을 볼 수 있는 산이래서...
이렇게 루체른역앞의 호수에서 유람선을 타야한다. 스위스패스면 기차, 유람선, 버스는 무조건 공짜로 탈 수 있다.
일요일이라 현지인들의 나들이로 인해 사람이 많다.
내가 간 9월은 비수기라 그런지 어딜가나 한가했다.

1등석표 끊으면 이층에 앉을 수 있고, 기차도 좀 더 넓고 깨끗했지만 여행 내내 불편함을 느낀 적 한번도 없었다.

그래서 2등석 끊길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

산에 가는 포옴이 이게 아니지만 옷이 이것밖에 없다.
아직 내 짐을 못 찾아서... 저녁에 돌아가면 짐이 와 있다.

이렇게 신나게 1시간 정도 가는 데, 루체른시 뒤의 멋진 산이 있길래 무슨 산일까해서
옆자리 할아버지한테 물어보니 필라투스산이라며 스페인어도 하신다.
그 옆에 딸과 딸남자친구가 있는 데, 이 남자친구가 에콰도르사람이어서 모두 스페인어가 가능해
스페인어로 대화를 나누다가, 자기들은 다른 길로 리기산을 트레킹할 예정인데 괜찮으면 같이 가잔다.
사실 산이라면 트레킹할려했고, 처음 여행나선 이 순간 뭐가 뭔지 몰라 무조건 케이블카타고 올라가서 생각할려 했는데
현지인과 가는 트레킹도 괜찮겠다 싶어 같이 따라 나섰다.
할아버지가 나의 신발과 가방을 보더니 괜찮겠다며, 비츠나우에서 내려 사진 찍고,
트레킹준비로 나는 물과 간단한 초코바만 사고 합류했다.

잠시 타고 바위산을 쉽게 오르니 그 케이블카의 주인집에 들른다.
농장도 하고, 손님없는 호텔과 식당을 하고 있는 집에서 잠시 쉰다.

관광객들 뒤로 하고 마을 뒤로 좀 걷더니 이 케이블카에 잠시 머무른다.
그냥 오래된 것을 보여줄려나 하고 사진찍고 놀았더니
할아버지가 옆의 전화를 하시더니 타라고 한다. 엥?
현지인들이 사용하는 개인전용인 것이다.

오늘은 날씨가 쾌청해서 햇살이 엄청 세다.
더운 적도도 아니고, 우리나라보다 위도가 높은 데도 햇살이 강해서
여행 중 많이 탔다.

이런곳에서 방치해두는 소들은 그저 먹고 자고 싸는 일 밖에 없다.
소들이 목에 방울을 달고 있는 데 그건 각 농장마다 표시라고 한다. 
트레킹 내내 뗑그랑 뗑그랑... 그 소리가 스위스의 대표적인 소리이며 기념품이 될 만 했다.

할아버지가 아침을 안드셔서 여기서 샌드위치 시켜 먹고,
딸 남자친구가 감기걸려 몸에 좋은 허브차를 시켜먹는 데 여기 생강을 잘라 먹었다.

가는 중간중간 루체른호수가 보이며 절경을 보여준다.
오르는 것은 역시 힘들다.  햇살은 강하고 땀에 흠뻑 젖는다.
빠트리시아... 할아버지의 외동딸인데 오스트리아에서 일하다가 에콰도르놈을 만나
휴가차 애인과 함께 고향을 방문한 것이다.
얼마나 배려를 많이 해주고 친절한 지 몸둘 바를 모를 정도였다.
한국음식등을 좋아한다며 관심이 많았다.

에콰도르놈... 어쩜 딱 남미스탈이던지 해외나와서 보니 딱 알겠더라.ㅎㅎ
사진들이 꼭 합성같다.

스위스산들은 경사가 높아 길이 지즈재그로 난 것이 특징이다.
소의 종소리 들으며, 쉬엄 쉬엄 할아버지 스탭에 맞춰 천천히 오르면 
그림같은 경치를 사방으로 다르게 보여준다.
그래서 이 리기산이 유명한 가보다.  1800미터정도로 경치가 좋다더니...

스위스엔 산이나 도시나 이런 구유에 물을 받아두는 곳이 많다.
소와 개, 동물들을 위한 것이고 도시엔 사람도 먹어도 된다.
가끔 사람은 먹지말라는 표시가 있다.  난 이 물을 여행내내 받아서 먹고 다녀도 배탈하나 안났다.
스위스 지형이 석회질이 많아 사람에겐 그다지 좋은 것 같진 않지만
에콰도르서부터 먹던 물이라 상관없이 먹는다.

쉼을 마치고 숲속길을 아슬아슬 내려가더니 탁트인 언덕을 계속 올라간다.

산을 휘어돌아 가면 케이블카로 올라가는 리기산이 보이기 시작한다.
일요일을 맞아 현지인들도 많은 트레킹을 하고 있다.
나이 드신 분들도 스틱은 필수로 해서 천천히 즐기며 오르고 내리고 한다.
아... 한국에서 산행이 그립다.

이 가족과 산행 내내, 할아버지와도 영어 섞어가며 스위스에 관한 이런 저런 얘기 나누었다.
스위스사람들은 3개국어를 쓰면서 모두 그렇게 다 쓰는 건 아니라고,,,
먹는 것 등등 얘기하며, 이런 자연을 가지고 있는 스위스사람들이 부럽다고 했다.
빠트리시아와 그 애인놈과 편하게 얘기 나누며 외국나와있는 어려움, 한국이야기 등등...
아마 내가 한국지내다 이렇게 여행했으면 소심해서 같이 못 어울렸을 텐데
에콰도르있으며 현지인들과 어울리다보니 별 스스럼없이 어울려, 하던 버릇대로
현지인 생활에 대해 묻고 유익한 시간이었다.
역시 영어가 생각이 안나며 어려웠다. 영어를 떠올릴려면 스페인어가 더 생각나니...
기회되면 영어도 다시 도전해봐야겠다.
ㅋㅋ 그러나 이렇게 여행중 이렇게 좋은 기회는 첫날뿐이었다...ㅜ.ㅜ

이번 여행에 필름카메라 2대를 가져갔는 데, 밧데리도 없어 완전 수동인
롤라이카메라가 허접한 게 갈수록 맘에 든다.
자동카메라로 다 찍고 나면, 롤라이로 이어서 찍고 했는 데
자동은 가끔 촛점이 잘못 맞으면 사진이 이유없이 어둡고 그런데,
롤라이는 내가 실수로 거리 못맞추는 거 외엔 너무 솔직하게 보여줘서
자동카메라보다 정말 정말 맘에 든다.
이번 여행에 30통을 번갈아 찍다보니 나중엔 무슨카메라로 찍은 지 모르지만,
어쨌든 올려본다.

계속 호수를 끼며, 멀리 설산들이 보이며 휘돌아가니
드뎌 리기산꼭대기가 보인다.
사실 여행전에 계획은 리기산꼭대기 호텔에서 하루 묵을려고 예약했다가
며칠뒤에 취소했다.  보통 하루 35달러로 숙박하는 계획인데 거긴 140달러이다.
일출이 좋다길래 하루 무리해서라도 묵고 일출 보려했는 데
ㅋㅋ 돈이 뭔지... 며칠지나 무리이지싶어 취소했다.
잘한짓인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이렇게 리기산을 누벼보니 후회는 안된다.

이젠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하이킹코스로 접어들었다.
바베큐장에서 사람들이 불피우고 소시지나 구워먹는 게 얼마나 부러운지...

오른쪽 꼭대기가 리기클룸이라는 꼭대기이고, 중간이 케이블카 갈아타는 리기 칼바르트.
처음엔 이왕 꼭대기까지 갈려했는 데 그냥 포기하고 리기 칼바르트까지 가기로 한다.

남녀노소, 개, 소 등등... 천국이다.

루체른에 도착해서 남은 해 있는 동안 도시관광지도보며 걸어다니며 찍는다.
여긴 나무로 만든 카렐교...

커피머신... 이런게 제일 흥미롭다.
잘 다듬어진 시내는 일요일이라 너무 조용하다.

이 코스가 절경이다. 일부러 깍아서 만든 워킹코스...
지금도 좋았던 경치들과 날씨가 생각난다.

이 나라는 곳곳에 벤치이고 쓰레기통이다.
그만큼 쉴 수 있는 공간이 많고 여유있으며, 쓰레기없는 깨끗한 곳이다.

리기 칼바르트에서 케이블카타고 내려오는 데 13.5프랑(=달러)이다.
다시 물가가 쎄다는 것을 느끼고 내려오니, 이 식구들은 식사하고 간다고 같이 하자고
얼마나 붙잡는 지...
시키는 것보니 적어도 식사가 40프랑은 되겠다.  이 금액을 얻어먹어도 부담스럽고,
내가 내 돈내고 먹는 것은 가난한 나에게는 무리이고...
겨우 뿌리치고 맥주 한 잔만 마시고 배타고 루체른으로 나왔다.

시내중심의 작은 언덕이 있는 무제크성벽...
비행기타고 트레킹하고.. 이틀만에 얼굴살이 쏙 들어갔네.

버릇처럼 어둑해지니 숙소로 돌아가야 된다는 강박관념에 버스타고 돌아간다.
에콰도르 살다보니 밤엔 안나가는 버릇이 여기 여행에서 내내 벗어나질 못하고 있다.
사실 체력도 해질때면 바닥이다.ㅎㅎ

호스텔에 오니 내 짐이 와있었다.
샤워하고 내일 일정짜고, 피곤했던 하루 접고 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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